사설칼럼

조선일보

[사설] 與 이번엔 월성 원전 괴담 몰이, 경제성 조작 덮으려는 꼼수

입력 2021. 01. 14. 03:26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월성 원전 비계획적 방사성 물질 누출 사건'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 공동취재단

정권 측 신문·방송들이 최근 연이어 월성 원전 부지 내 지하수가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에 오염됐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민주당이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은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조치였음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년 넘게 월성 원전을 감사해놓고도 방사성 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은 뭘 감사한 것인지 매우 의아스럽다”면서 “원전 마피아와 결탁이 있었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광우병이나 사드 괴담 몰이 같은 것을 또 시작하려는 듯하다.

원전 건물 지하 집수조에 고인 물에서 리터당 71만베크렐 농도로 삼중수소가 검출됐다고 한다. 원전 배출수 기준치(4만베크렐)의 18배나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수조 등의 물은 정화 처리하거나 냉각수로 희석해 최종적으론 10~20베크렐까지 농도를 낮춘 후 바다로 배출한다. 이 과정은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 ‘18배'라는 것도 내용을 보면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4만베크렐짜리 물을 성인이 하루 2L씩 매일 마신다 해도 연간 방사선량은 의료용 CT 한 장 찍는 것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괴담은 과학적 사실을 잘 모를 수밖에 없는 대중을 ‘18배'라는 등의 숫자로 현혹한다.

한수원은 2014년부터 두 차례 월성 원전 주변 주민 수백 명씩을 상대로 소변 검사를 했다. 삼중수소가 가장 고농도로 나온 경우의 연간 방사선 피폭량은 바나나 6개, 또는 멸치 1g을 먹었을 때의 섭취 수준이었다. 월성 원전 삼중수소 보도는 극히 작은 사실을 전체로 과장한 사실상의 가짜 뉴스와 다름없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을 실행했던 기관이다. 월성 1호기 폐쇄 전위대 역할을 한 문재인 정권의 수족 기관이다. 그런 기관이 월성 1호기 안전성을 문제 삼지 못하고 경제성 조작을 해야 했던 이유가 뭐겠나. 안전성 트집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여당은 “충격적”이라거나 “원전 마피아와 결탁”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탈원전파들로 채워진 원자력안전위원회나 한수원 책임자들이 “별 문제 아니다”라고 하는데도 여권에서 억지로 침소봉대하려는 것이다. 지금 검찰이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걸린 사건이다. 삼중수소 검출 보도를 기화로 안전성을 트집 잡아 월성 1호기 폐쇄를 합리화하려 들고 있는 것이다. 국회가 감사원에 월성 1호기 감사를 의뢰한 대상은 경제성 평가의 적정성 여부였다. 그런 감사원에 방사성 물질을 시비거는 것도 앞뒤 안 맞는 이야기다.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을 하는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광우병이나 사드 괴담 때도 이와 비슷했다. 2008년 광우병 사태도 방송의 선정성 왜곡 보도를 계기로 시작됐고 2014년 사드 괴담도 마찬가지였다. 뇌에 구멍 뚫려 죽는다, 사드 전자파에 인체가 튀겨진다고 했다. 지금 들으면 웃음이 나오는 괴담이지만 당시엔 꽤 대중을 현혹했다. 민주당은 월성 1호기 수사를 막으려 그것을 재연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광우병과 사드 괴담 경험이 있는 국민에게 얼마나 통할지는 의문이다.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