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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쉬자" "구직 포기" 300만명.. 노인 알바만 늘었다

신준섭 입력 2021. 01. 1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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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파를 맞은 지난해 고용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에게서 '일할 의욕'마저 앗아갔다는 점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쉬었다'고 답한 이들은 237만4000명에 달했다.

산술적으로만 합해서 보면 300만명 가까운 이들이 고용 시장에서 '소외'를 경험했다.

지난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2019년보다 15만9000명(6.9%) 감소한 214만4000명까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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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음식업 취업자 16만명 감소
직원 둔 자영업자 16만5000명 ↓
노인 인구 늘고 단기 일자리 많아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자 수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가운데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 등 교육을 받으러온 청장년 구직자들이 설명회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권현구 기자


코로나19 한파를 맞은 지난해 고용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에게서 ‘일할 의욕’마저 앗아갔다는 점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쉬었다’고 답한 이들은 237만4000명에 달했다. 불과 1년 전보다 28만2000명(13.5%)이나 급증하며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만 15세 이상 인구 중 5.3%를 차지한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 100명 중 5명이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셈이다.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데도 고용 시장에서 소외된 이들도 있다. 지난해 폐업 등의 요인으로 불가피하게 ‘구직 단념자’가 돼 버린 이들이 전년 대비 7만3000명(13.6%) 늘어난 60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역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4년 이후 최대 규모다. 산술적으로만 합해서 보면 300만명 가까운 이들이 고용 시장에서 ‘소외’를 경험했다.

각자의 사정은 다르겠지만 공통점이 있다. 좋은 일자리냐 나쁜 일자리냐를 떠나서 일할 공간 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을 체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항공·여행업계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해 전 세계 항공 수요가 전년 대비 59.0~62.0%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파는 고용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해 750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했다. 여행사나 숙박업 등 여행업계도 고사 위기에 몰렸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에 고용 시장이 흔들렸다. 지난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2019년보다 15만9000명(6.9%) 감소한 214만4000명까지 줄어들었다.


아르바이트와 같은 임시·일용직 자리를 찾기도 힘들어졌다. 직원을 두고 있던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불황에 고용을 대폭 줄였다. 지난해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16만5000명(10.8%) 줄어든 137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자신의 생계조차 꾸리기 힘든 상황에서 직원까지 고용할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이 여파에서 자유로운 연령층이 없다. 10대부터 50대까지 가리지 않고 취업자 수 감소를 경험했다. 연령대별로 적게는 8만8000명에서 많게는 18만3000명까지 줄었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37만5000명 늘어난 507만6000명을 기록하기는 했다. 하지만 인구 변화를 고려하면 ‘일자리가 늘었다’고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2019년에 비해 60세 이상 인구가 63만1000명 늘었는데 취업자 증가 폭은 절반가량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정부 일자리 사업처럼 단기 일자리를 영위한 이들이 많다. 지속가능한 일자리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없다.


농림어업 취업자가 늘어난 점은 지난해 고용 시장 평가를 더욱 씁쓸하게 만든다. 지난해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5만명 늘어난 144만5000명을 기록했다. 5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4년 연속 증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도시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귀농·귀촌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마상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도시 경제 상황이 안 좋을수록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데,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대표적 비대면 산업인 농업에 경제활동인구가 눈을 돌린 영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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