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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절벽에 갇힌 20대.."잃어버린 세대 가능성"

김종현 입력 2021. 01. 14. 06:00 수정 2021. 01. 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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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고용 빙하기 장기화..취업 연기·단념 급증
코로나 한파에 얼어붙은 고용시장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난해 고용시장 충격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설명회를 듣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천690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8천명 감소해 1998년이래 최대 감소 폭이고, 실업자는 전년보다 4만5천명 늘어난 110만8천명으로 통계 기준을 바꾼 이래 연도별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로는 가장 많다. 2021.1.13 jieunlee@yna.co.kr[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청년층의 취업 절벽이 심화하면서 이들이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층의 취업 빙하기가 장기화하면 취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 지식,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잃게 됨으로써 평생에 걸쳐 삶이 어려워지고, 국가에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들의 취업난을 국가가 전력을 기울여야 할 현안으로 인식하고 청년층 고용대책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발 고용절벽 20대가 최대 피해자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청년층(15∼29세) 연간 실업률은 9.0%로 전체실업률(4.0%)보다는 크게 높지만, 전년 대비로는 0.1%포인트 상승해 별로 악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잠재적인 취업 가능자와 구직자, 시간제 일자리 취업 가능자 등에 실업자를 합한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인 확장실업률은 작년 12월 26%로 전년 같은 달보다 5.2%포인트, 모든 연령대 평균 확장실업률(14.6%)보다는 11.4%포인트 각각 높았다.

작년 말 현재 확장 실업 상태에 있는 청년층은 모두 122만3천명으로 전년 12월(100만1천명)에 비해 21만3천명이나 불어났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20대가 가장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작년 한 해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46.4%로 전년보다 1.4%포인트 감소했으나 20∼29세 구간에서는 전년 대비 2.7%포인트, 25∼29세 구간만 보면 3.0%포인트나 줄었다. 이는 30대(-0.6%포인트)와 40대(-1.1%포인트), 50대(-0.8%포인트)와 비교해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경제활동인구는 실제로 취업해 일하는 노동자와 일할 의사를 갖고 구직활동을 했으나 취업을 하지 못한 실업자를 합한 것이다. 취업 여건 악화로 일할 의욕을 상실하거나 구직활동을 일시 접은 사람들이 늘면 경제활동참가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쉰 20대는 41만5천명으로 전년 대비 25.2%(8만4천명) 증가해 30대의 18.8%, 40대의 23.4%보다 높았다. 20대의 '쉬었음' 인구는 2018년 28만3천명에서 2년 새 13만2천명 증가했다.

그냥 쉰 이유로는 육아, 가사, 재학, 수강 등 다양하지만 이런 이유만으로 청년들의 '쉬었음'이 급증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일자리 환경이 좋지 않자 구직 활동 자체를 미뤘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 재판 우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갓 졸업한 연령대가 포함된 20대의 취업 절벽은 자칫 이들이 과거 일본이 경험한 '잃어버린 세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일본은 부동산·증시 버블 붕괴기인 1990년대 초중반부터 10여 년간 청년층이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대거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하거나 장기간 실업 상태로 남으면서 뒤처진 세대가 됐고 오늘날까지 일본 사회의 짐이 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취업빙하기가 장기화하면 일본판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 이들이 기술과 지식, 경험 등을 축적하지 못한 채 나이가 들면 경쟁력이 떨어져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에 머물거나 잦은 실업을 겪게 되고 이는 평생 상흔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작년 5월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보고서에서 첫 취업이 1년 늦을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에 비해 향후 10년 동안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KDI의 한요셉 연구위원은 당시 보고서에서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청년층 고용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10년 이상 갔으며,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성태윤 연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제도변화로 많이 늘어난 노동비용과 노동 경직성으로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탄력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재정 투입도 신기술로의 산업 전환에 맞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조 연구위원은 "정책 당국이 단기 청년 일자리를 늘리려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숫자는 적더라도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더 신경 써야 하며, 청년들이 취업 기회를 잡았을 때 이력서에 써넣을 수 있는 직무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kim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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