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푸 어려운 자궁근종, 잘 따져봐야 한다?
[스포츠경향]
40대 워킹맘 P씨는 최근 자궁근종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자궁적출까지 고민했지만, 여러모로 알아본 결과 ‘하이푸’로 긴 시간 입원 없이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정밀검진 결과 하이푸 치료 대상이 아님을 안내 받았다. 이유는 ‘복부지방이 너무 두껍다’는 것이었다.
고강도집속초음파를 이용해 몸에 칼을 대지 않고 병변을 치료하는 하이푸(HIFU: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자궁근종에도 하이푸 치료가 대중화되면서 자궁근종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확대됐다. 자궁근종뿐만 아니라 자궁선근증, 유방암, 췌장암, 뇌질환 등 다양한 치료에 적용 및 임상연구 중인 하이푸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
MRI 유도 영상방식을 채택한 ‘MR하이푸’는 안전성이 더욱 강화된 모델이다. 초음파식 하이푸(US-HIFU)에 비해 MRI는 영상 해상도가 높고 멈춰 있는 MRI영상이 아닌 0.5초 간격의 실시간 영상을 구현한다. 더불어 이물질 확인 및 컬러맵으로 온도 측정이 가능해 과도한 열이 가해져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한다.
하이푸는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 치료 후 회복 속도가 수술에 비해 빠르다. 빠른 일상 복귀가 필요한 환자에게 특히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아쉽게도 모든 경우에 하이푸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가 국제치료초음파학술대회(ISTU)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하이푸 치료가 적용 가능한 경우는 전체 자궁근종 환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김영선 원장은 “하이푸가 우수한 치료법인 것은 맞지만, 치료 전 자궁근종의 위치, 크기, 개수, 성분, 증상, 환자의 임신 계획, 과거 치료이력 등을 다각도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푸는 열로 치료하는 만큼 열 치료 효과가 크지 않은 자궁근종도 있고, 크기가 너무 큰 경우는 부피가 줄어드는 데 한계가 있어 수술 치료가 더 적합하기도 하다.
P씨와 같이 복부 지방이 두꺼운 경우도 하이푸 치료가 제한된다. 이 같은 내용은 대한산부인과학회 하이푸 진료 지침에도 명기돼 있는데, 전복벽의 피하지방 두께가 2.5~3㎝ 이상이면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된다. 무리하게 진행하는 경우 치료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자궁근종 개수가 많아 여러 개를 한 번에 치료해야 하는 경우에도 하이푸 치료가 어렵다. 근종 하나하나를 일일이 집속초음파로 치료해야 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다만 다발성근종의 경우에는 ‘자궁동맥 색전술’ 등의 다른 방법을 택할 수 있다.
김영선 원장은 “하이푸 치료가 어렵더라도 자궁근종 치료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기 때문에 호르몬치료부터 자궁동맥 색전술, 고주파 용해술, 복강경/자궁경수술, 개복수술 등 조건을 꼼꼼히 따져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며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추어 가장 최적의 방안을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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