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트럼프 탄핵안 가결..공화당서도 10명 반란표 던졌다

이혜영 기자 입력 2021. 1. 1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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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기 일주일 남겨두고 하원서 두번째 탄핵
민주당 전원 찬성..공화당 의원 10명도 반란표 던져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1월13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내란선동 혐의로 탄핵소추안을 가결 선포하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장 ⓒ AFP 연합

미국 하원이 13일(현지 시각) 임기를 일주일 남겨 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 5명의 사망자를 낸 의회 난입사태를 선동한 혐의로 탄핵 위기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탄핵 당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최종 탄핵 여부는 미 상원에서의 심리와 표결을 거쳐 결정된다.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2명, 반대 197명의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의원 222명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에서는 197명 중 10명이 탄핵소추에 찬성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하원에서 처리된 것은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처음으로 재임 중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대통령이 됐다. 

하원은 소추안에서 지난 6일 의회 난동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 직전 시위대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선동해 이에 자극받은 군중이 의회에 불법 침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당시 의회 안에 있던 당국자들과 의원들, 경찰 등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것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후 "오늘 하원은 초당적 방식으로 누구도, 미국의 대통령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나라에 분명하고도 현존하는 위협"이라면서 "나는 슬프고 비통한 마음으로 서명한다"고 말했다. 

하원은 전날 민주당 주도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토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223표, 반대 205표로 통과시켰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한 뒤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국익에 최선이거나 헌법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5조 발동 요구를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최종 결정이 이뤄질 상원으로 이목이 쏠린다. 하원은 최대한 빨리 상원으로의 송부를 끝내겠다는 입장이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까지 결론 내기는 난관이 많다. 

하원은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이관하는 한편 상원의 심리를 담당할 탄핵소추위원을 지정해야 한다.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는 표결에 앞서 탄핵소추안이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상원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신속한 처리를 위해 최대한 빨리 긴급회의를 소집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전에 상원 심리를 진행해 탄핵 여부에 대한 결론을 모두 마무리 짓자는 취지다. 

그러나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대변인을 통해 민주당의 긴급회의 소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매코널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상원을 소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달 20일은 돼야 상원에서 탄핵안 논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임기를 출발하는 셈이 된다.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100석의 3분의2 이상인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은 공화당 51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48석, 공석 1석이다.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민주당 의원 2명이 임기를 시작하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석은 50대50으로 동률이 된다.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최소 17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공화당 일인자로 꼽히는 매코널 원내대표가 탄핵 찬성 투표를 할 가능성이 50%를 넘는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막판 이탈표가 속출할 경우 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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