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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파고 넘자 "스코틀랜드 독립" 터진 영국

방승민 영국 통신원 입력 2021. 01. 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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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잉글랜드 위주의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스코틀랜드 독립 추진' 정당 지지율 급상승 

(시사저널=방승민 영국 통신원)

지난해 12월24일 영국과 유럽연합(EU)이 극적으로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영국은 1월1일 0시 기준으로 EU를 공식적으로 탈퇴했다. 영국은 기존과 같이 무관세·무쿼터로 유럽 단일시장에 머무를 수 있게 되었으나, 통관과 검역을 위한 행정 절차는 추가됐다. 가장 큰 논란거리였던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은 북아일랜드가 EU에 잔류하게 되면서 '하드 보더(엄격한 통행)'를 면할 수 있게 됐다. 영국인들의 유럽 여행에도 변화가 생겼다. 앞으로 영국인들은 유럽을 여행할 때 별도의 입국 심사를 거쳐야 하며, 유럽 국가에서 직장을 다니거나 거주할 때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는 영국에서 거주하거나 일을 하고자 하는 유럽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브렉시트가 발효된 첫 주, 혼돈과 불편함이 가득한 소식들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EU 회원국 국민으로 누리던 이동의 자유가 사라짐에 따라 영국인들이 유럽 주변 국가의 입국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또한 아일랜드로 향하려던 화물선 6척이 통관 서류 미흡으로 영국 홀리헤드 항구에서 항해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유럽의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브렉시트로 인한 통관 및 부가가치세 문제로 당분간 영국으로 제품 판매와 배송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물류와 통관 문제로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세인즈버리'의 북아일랜드 지점들에서는 판매할 자사 PB제품을 영국 본토로부터 수급받지 못해 타사 제품을 판매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국이 2020년 1월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하자 친EU 지지자들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스코틀랜드 의회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다. ⓒAP 연합

"이럴 줄 알았으면 브렉시트 찬성 안 했다"

지난해 12월29일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를 한 'UK Glass Eels'의 대표 피터 우드의 영상은 많은 이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EU 탈퇴에 찬성표를 던진 브렉시트 지지자이자, 유럽 각지로 실뱀장어를 판매하며 매년 약 200만 파운드(약 29억7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던 사업가다. 그러나 그는 브렉시트로 인해 그동안 거래해 오던 거래처들을 잃게 되었다. 통관 절차가 추가됨에 따라 판매자 자신뿐 아니라 유럽 현지 수입업체들도 복잡한 수입 통관 절차를 거치고 서류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유럽 거래처들은 굳이 복잡한 통관 절차를 밟으며 비용과 시간을 소요하는 대신 EU 내에서 대체품을 찾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더 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이렇게 일자리만 잃게 될 줄 알았더라면 절대 브렉시트 찬성에 투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올해 신년사에서 "영국은 드디어 자유를 얻었으며 앞으로 우리는 단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영국과 EU의 이혼 절차는 완전히 마무리됐다. 하지만 EU 법학자 캐서린 버너드 교수는 브렉시트 무역 합의문은 매우 불안정하다고 지적하며, 기업들이 영국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부 장관은 조약의 모든 세부 사항들을 협상하고 다뤄야 하는 영국과 EU의 진짜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대외적으로 브렉시트라는 큰 고비를 넘겼을지 몰라도, 대내적으로는 스코틀랜드 독립이라는 더욱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 독립 투표를 실시했으나 찬성 44.7%, 반대 55.3%로 과반을 넘지 못해 독립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이 투표를 시작으로 독립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지속됐다. 특히 2015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51.5%의 영국 국민이 EU 탈퇴에 찬성한 것에 반해, 62%에 달하는 스코틀랜드인이 잔류 의사를 밝히며 스코틀랜드 독립 논의가 본격적으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당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스코틀랜드 독립'을 통해 EU에 잔류할 것이라고 밝히며 독립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2017년 영국 총선에서 스터전 수반의 소속당인 스코틀랜드 국민당(SNP·Scotland National Party)이 지지율 하락으로 21석이나 잃으면서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열기도 잠시 사그라들었다. 이어 SNP는 2019년 총선에서 13석을 추가로 확보하며 지지율을 회복했고, 브렉시트가 발효되기 전인 2020년 중 독립 국민투표를 시행하고자 기획해 왔다. 그러나 존슨 총리를 비롯해 런던 의회의 강경한 반대로 결국 스코틀랜드의 독립 투표는 시행되지 못한 채 브렉시트를 맞이했다.

1월3일 일요일 존슨 총리는 BBC '앤드루 마 쇼'에 출연해 브렉시트와 코로나19 등에 대한 현안과 더불어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존슨 총리는 '국민투표는 적어도 한 세대에 한 번만 치러져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영국의 국민투표가 1975년 최초로 실시된 뒤 약 40년 만인 2016년에 브렉시트 사안으로 두 번째 시행된 것을 예로 들며 "적절한 재투표 시기는 적어도 20년에서 40년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터전 스코틀랜드 수반 지지율 72% 달해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펼친 스터전 수반에 대한 지지율과 신뢰가 증가하며,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실현 가능성도 더불어 높아졌다. 반대로 존슨 총리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안일한 태도는 영국 정부에 대한 스코틀랜드인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더욱이 잉글랜드 지역에 치중된 존슨 총리의 코로나 대응은 스코틀랜드인들을 더욱 등지게 만들었다. BBC 스코틀랜드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스터전 수반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74%에 달한 반면, 존슨 총리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9%로 극히 저조했다.

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스코틀랜드 내 스터전 수반에 대한 지지율은 7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존슨 총리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특히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에 반대했던 유권자 중 64%가 이번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스코틀랜드 정부와 스터전 수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와 더불어 스터전 수반의 소속당인 SNP의 지지율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지지율로 짐작해 볼 때 오는 5월 예정된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에서 SNP는 충분한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SNP는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이 독립 투표를 추진하는 당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영국 정부를 더욱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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