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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에 날아든 선비 - 한탄강은 두루미 세상

우상조 입력 2021. 01. 14. 13:35 수정 2021. 01. 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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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내린 지난 12일 강원도 철원에서 두루미가 우아한 자태로 한탄강변을 날고 있다. 우상조 기자

함박눈이 내린 12일 강원도 철원 한탄강변. 넓은 들판과 강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먹이가 풍부해 철새의 낙원으로 불린다. 천연기념물 201-2호 큰고니, 243-1호 독수리와 쇠기러기 등 매년 겨울 수천 마리의 새들이 이곳을 찾아 월동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인 두루미(멸종위기종 1급)가 올해도 철원에 날아들었다.

12일 강원도 철원에서 두루미 한 쌍과 재두루미 한 쌍이 함께 날고 있다. 우상조 기자
12일 강원 철원군 한탄강변에서 두루미를 비롯해, 재두루미, 큰고니 등 겨울철새 무리가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강원 철원 한탄강변의 빙판위에서 두루미들이 제 몸을 다듬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좌측 하단에 새끼 두루미가 어미 두루미와 나란히 마주보고 선 모습이 마치 어미에게 잔소리를 듣는 듯 하다. 우상조 기자


천연기념물 202호 두루미는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은 희귀종이다. 하얀 자태를 뽐내는 두루미 외에도 회색빛을 띠는 천연기념물 203호 재두루미(멸종위기종 2급)도 수백 마리가 눈에 띄었다. 재두루미보다 더 어두운 빛을 띠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도 목격됐다.

12일 강원 철원군 한탄강변에서 두루미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내려앉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도포자락을 휘날리는 옛 선비의 모습을 닮았다. 우상조 기자
수컷 두루미 두 마리가 양 날개를 활짝 펴고 영역 다툼을 벌이고 있다. 우상조 기자
영역 다툼을 하는 수컷 두루미 한 쌍의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듯하다. 암컷으로 보이는 두루미가 그 뒷편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영역다툼 중 두루미가 발 짓을 하려고 날아오르고 있다. 우상조 기자


두루미는 한자로 학(鶴)이다. 중국 북동부와 일본 홋카이도,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는 두루미는 강원도 철원, 경기도 연천 한탄강변 등지로 찾아와 월동하고 3월경 떠난다. 십장생의 하나로 옛 그림에 많이 등장하는 두루미는 정수리 부분이 붉어 단정학으로 부른다.

어미 곁을 떠나지 않고 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재롱을 피우는 어린 새끼들의 모습도 보였다. 어린 새끼들은 머리부터 목까지 황갈색을 띠고 있다. 두루미는 태어난 지 3년이 돼야 성체의 모습을 갖춘다.

12일 한탄강변에서 새끼 두루미가 어미 두루미의 뒤를 따라 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날아가고 있다. 우상조 기자
새끼 두루미가 어미 두루미를 따라 물가에서 먹이를 찾는 법을 배우고 있다. 우상조 기자


두루미는 한번 부부의 연을 맺으면 평생을 함께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보통 5~6월 무렵 2개의 알을 낳고 암수가 함께 품어 32~33일 후 부화한다. 이번에 철원에 함께 온 어린 새들은 작년에 태어나 처음 우리나라를 찾은 개체도 있다. 부디 안전하게 겨울을 보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길 소망한다.

12일 강원 철원군 한탄강변 논뚜렁 위에 두루미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직 깃털 색이 여물지 못한 새끼 두루미를 쳐다보는 어미 두루미의 모습이 아이를 바라보는 우리내 부모의 모습과 꼭 닮았다. 우상조 기자


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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