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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사면정국' 본격화..사면 언제쯤 이뤄질까

이혜영 기자 입력 2021. 01. 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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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신중 모드 속 '사과와 반성' 요구
국민의힘, 통합 위해 '신속사면' 목소리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마무리 되면서 정치권이 본격 '사면 정국'으로 돌입했다. 최종 결정권자인 문재인 대통령도 정치권과 여론의 찬반 양론 속에 고심을 거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은 문 대통령이 첫 메시지로 어떤 언급을 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사면 정국 '2라운드' 돌입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확정 판결이 나오면서 특별사면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보다 격화할 전망이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불씨를 지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국민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당의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촛불 혁명의 위대한 정신을 가지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깊은 상처를 헤아리며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옳다"고 말했다. 이어"적절한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사면을 건의드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에 대해 당은 국민의 공감과 당사자 반성이 중요하다고 정리했고, 저는 그 정리를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국민이 받은 상처와 대한민국의 치욕적인 역사에 공동 책임이 있다"고 논평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민통합'을 이유로 사면이 필요하다는 이 대표의 입장에 동의하는 의원과 '촛불 민심'을 거슬러선 안된다는 '사면 반대' 강경파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 대표 역시 이런 상황을 감안해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면서 발언 수위와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 공판이 열린 1월14일 서울 서초역 인근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된 만큼 신속히 특별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종전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 사면은 빠를수록 좋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간 박 전 대통령이 4년 가까이 구금생활을 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내란혐의로 구속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보다 오랜 기간 구속 상태로 두는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 맞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국민통합과 국격 회복 차원에서라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을 먼저 사면하는 이른바 '선별 사면론'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표하며 형량이 더 낮은 이 전 대통령까지 모두 사면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할 의지가 있다면 결단해야 한다. 국민 전체를 보고 오히려 상대 지지층을 보는 폭넓은 안목과 의지가 필요하다"며 문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했다.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문 대통령, 지지층 반대 속 어떤 결정 내릴까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여부를 최종 결정지을 문 대통령도 '결단의 시간' 앞에 서게 됐다. 이낙연 대표의 사면 언급 이후 정부·여당 지지율이 크게 흔들린 데다 여전히 사면 거부감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이른 시간 내 결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4월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에 앞서 사면을 결정할 경우 '선거용'이라는 비판까지 받을 수 있어, 사면을 하더라도 적절한 시기를 둘러싼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와 민주당에서는 문 대통령이 조만간 있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사면에 대한 의중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면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나오지 않더라도, 여당이 전제 조건으로 내건 '사과와 반성' 등에 대한 의견을 일정 부분 표명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국민통합을 이유로 사면을 결정하더라도, 스스로 대선 공약을 파기했다는 점과 촛불 민심을 거슬렀다는 비판에 휩싸이게 돼 또 다른 국론 분열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뇌물과 알선수재·수뢰·배임·횡령 등 5대 부패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모두 뇌물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사면이 최종 결정되면 문재인 정부가 내걸었던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파기하는 모양새가 된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사면을 우호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시각이 앞서 고심을 더욱 깊게 한다. 리얼미터가 지난 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직 대통령 사면의 국민 통합 기여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기여 못 할 것"이라는 응답이 56.1%로 과반을 넘어섰다.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은 38.8%였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사면론에 대한 공방이 커지는 것을 두고 최종 결정은 결국 '국민 여론'에 따라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최 정무수석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사면 관련 논란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결정해야지 정치적 공방을 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 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면은 대통령 고유권한이지만 이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다. 국민이라는 두 글자를 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신년인사회에 '통합'을 강조하고, 신년사에선 '포용'을 언급한 만큼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결정에도 이같은 기조를 반영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3년 2월25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함께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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