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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안했는데.."박원순 추행 틀림없다" 못박은 법원

정윤아 입력 2021. 01. 14. 15:05 수정 2021. 01. 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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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입 닫았던 의혹, 법정서 "틀림없는 사실"
박원순 성추행 의혹,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수사·재판 못한 사건 단정적 표현..논란 예상
[서울=뉴시스]=지난해 7월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0.07.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은 사실이라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소 건은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고, 이 사건 실체가 간접적으로나마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 의혹은 경찰이 5개월간 수사했지만 무혐의로 결론이 나온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14일 동료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서울시장 비서실 전 직원 A씨의 준강간치상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총선 하루 전인 지난해 4월14일 만취해 의식이 없는 피해자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재판부는 B씨가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직접적인 수사가 진행되지도 못했고, 따라서 재판도 열리지 않은 사건에 대해 사법기관이 공식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는 A씨 측이 변론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B씨가 받은 외상 후 스트레스(PTSD)가 자신 때문이 아닌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재판부는 박 전 시장에 대한 의혹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게 됐고, 제출된 B씨의 병원기록, 일기, 문자메시지 등을 들여다보고 이같이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피해자는 지난해 5월2일 병원에 내원해 치료를 받기 시작한 뒤 같은달 15일부터 전 상사인 박원순의 성추행 사실을 진술하기 시작했다"며, "(상담내역 내) 주요 내용으로는 박원순 밑에서 근무한지 1년반 이후부터 박원순이 야한 문자, 속옷 사진을 보냈다"고 했다. 재판부는 박 전 시장이 보낸 문자에 외설적 내용이 들어있다는 점도 밝혔다.

이어 "박원순은 피해자에게 '남자에 대해 모른다, 남자를 알아야 시집갈 수 있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여러차례 있었다"며 "이에 대한 여러 진술을 비춰보면 피해자가 박원순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즉, 피해자가 박원순 성추행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하나 이같은 사정이 피해자 외상 후 스트레스에 직접 원인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의 범행이 직접 원인으로 보는게 상당하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라고 했다.

이날 선고를 마친 뒤 B씨 측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가 입은 피해에 대해 재판부가 일정 부분 판단을 해주셔서 피해자에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재판부의 이번 발언은 논란도 예상된다. 형사사건 결론 도출의 핵심은 '반대 진술'이기 때문이다. 즉,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한 증거들과 더불어, 주장하는 이와 그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이의 법정 공방을 거쳐 결론이 나와야 하는게 형사사건인데, 애초에 이같은 절차가 불가능한 사건을 두고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못 박는 듯한 표현을 썼기 때문이다.

앞서 경찰은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수사를 하고 지난달 29일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경찰은 성추행 혐의 피고소인인 박 전 시장 사망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자, 박 전 시장의 변사사건과 박 전 시장 측 인물들의 성추행 의혹 방조 사건 수사를 통해 성추행 여부까지 우회적으로 알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의혹 방조 사건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는 성추행이 없었다고 규명된 것이 아닌 확인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피해자와 서울시 직원 등 참고인 26명과 피고발인 5명을 조사했으며, 박 전 시장 휴대전화 포렌식을 위해 압수영장을 2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법원에서) 기각 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피고발인들의 방조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심지어 경찰은 박 전 시장의 구체적인 사망 배경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을 수사한 서울북부지검이 지난달 30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사망 전 측근에 "이 파고는 넘기 힘들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측근에 보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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