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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인이 발 잡고 거꾸로 들어.." 쏟아진 추가 학대 증언

여성국 입력 2021. 01. 14. 15:44 수정 2021. 01. 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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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 시작된 정인이 양모 장모(35)씨가 공공장소인 건물 엘리베이터 주변에서 학대를 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정인이 양부인 안모씨의 회사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양모가 정인이를 학대하는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자 목격담이 추가로 나왔다.

생후 16개월 된 정인이에게 장기간 학대를 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씨가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첫 재판을 마친 뒤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1.1.13 김성룡 기자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장씨는 지난해 8월 남편의 전 직장 건물의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뒤 정인이의 발을 손으로 잡고 허공에 약 2~3초 거꾸로 들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정인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건물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뿐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학대를 이어간 것이다. 남편 안모씨의 전 직장 관계자는 "이런 장면을 CCTV를 통해 보고 너무 의아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앞서 한 방송사가 공개한 CCTV는 지난해 8월 정인이 양부 회사 건물 안에 있는 비상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학대 상황을 담았다. 이 엘리베이터는 회사 관계자들 외에도 회사 건물에 포함된 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함께 사용한다. 이 영상은 건물 관계자들이 상황을 눈여겨본 뒤 사건화될 것에 대비해 녹화를 해뒀다고 한다.

16개월 정인양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정문에서 시민들이 양모 장모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소 차량이 들어가자 흥분한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양모 장모씨 등에게 살인죄를 적용할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정우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8일 양모 장씨를 아동학대치사죄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양부 안모씨를 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21.1.13 김성룡 기자



변호인 "그런 영상 없고, 행동도 없었다"
이에 대해 양부모의 변호인 중 한 사람인 금교륜 변호사는 "그날 엘리베이터 관련 영상들을 수사기관에서 모두 확인했지만 거꾸로 발을 잡고 있는 영상은 없었다. 정인이가 탄 유모차를 벽에 부딪치게 한 행동은 있지만, 거꾸로 들거나 그런 행동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주장이 엇갈리는 당시 상황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입증될지는 미지수다.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인이 사건’의 양모 장모씨가 13일 오전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마치고 호송차로 이송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1.01.13



'문자 폭탄'받은 변호인 "공분 이해하지만…"
한편, 정인이 양부모의 변호인(금교륜, 정희원 변호사)은 최근 휴대전화 메신저 아이디나 신상 정보가 공개되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일부 시민들에게 '문자 폭탄'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변호인 측은 "모욕적인 메시지가 많지만 일부 시민들이 공분해 정의로운 마음으로 저희에게 보내시는 거로 이해하려고 한다. 하나하나 대응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법적으로 누구든 변호인에게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저희는 주어진 일을 하고 있다"면서 "일부 지적처럼 이런 분들만 찾아서 변호하는 건 결코 아니다. 강력 사건을 하다 보니 이런 사건을 한두 개 맡게 된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출신의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도 수사와 재판 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헌법상 기본권이다. 검사라는 전문가와 동등한 입장에서 다투기 위해선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변호사는 사건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수하는 면도 있다. 공분은 이해하지만, 변호인의 신상털이를 하거나 모욕, 협박 메시지를 보내는 건 헌법상 기본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여성국·함민정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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