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거품' 아닌 자본시장 패러다임의 전환"

고준혁 입력 2021. 1. 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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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 한국거래소서 진행
김학균 센터장 "이익 변동성, 배당성향 낮은 점 개선돼야"
공모시장 활성화·주식형 ETF 활성화도 논의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24년간 애널리스트를 하면서 처음 보는 강도다”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에 참석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월 들어 5거래일간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11조원이 들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의 열풍은 수십년간 겪었던 일과는 차원이 다르단 것이다.

이날 행사에선 연초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은 가운데 향후 더 큰 도약을 위한 과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개인 투자자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이 논의됐다. 김 센터장 외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김신 SK증권 사장, 박태진 JP모건증권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이 참석했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사회를 맡았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신 SK증권 사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박태진 한국 JP모건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
“개인 투자자 유입, 긍정적…버티면 이긴다는 학습효과 가지길”

김 센터장은 최근 주식시장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는 일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저금리에 예금 저축으로는 자산 증식에 한계가 있고, 임금으로 대표되는 가계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주식이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했다. 다만 국내 주식 환경이 더 좋아지려면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 사람들이 그동안 주식을 안 한 이유가 있는데 국내 증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았던 것인데 이는 완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등 중간재 산업이 중심이기 때문에 높은 이익 변동성이 있는 점과 배당성향이 굉장히 낮다는 점은 해결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와 같은 실패를 겪는다면 아마 향후 10년 동안은 주식을 안 할 것”이라며 “시장이 연착륙되면서 성공하는 경험을 갖는 게 매우 중요하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은 어려울 때 버티면 이긴다는 학습효과를 가져갔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국내 증시 거품 아냐…기업들 반칙 안 하는지 감시해 주시라”

국내 증시가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올라온 데 대해서는 거품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14년 만에 2000에서 3000으로 올라왔고 코스피 디스카운트가 해결되고 있다고 보면, 지수가 1년 동안 많이 상승했다는 것만 가지고 버블을 말하는 건 곤란하다”고 전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주식시장 활성화로 소위 버핏지수(명목 GDP 대비 시가총액)가 100%를 넘어서며 과열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다르게 본다”며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사업에 적합한 자본시장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단 의미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에 대해선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실행 여부와 정부의 증세 가능성을 꼽았다.

김학균 센터장은 “경기가 좋아지는 과정이라 미국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실현되면 조정의 요인”이라며 “다른 한 가지는 주식 가진 사람의 부만 늘어난다면 증세 등의 정부의 칼날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으로 실물 쪽으로 돈이 흐르는 방향이 강구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개인들의 투자 성향이 직접 투자로 전환되면서 펀드 등 공모 펀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선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됐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활성화를 위해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은 “무엇보다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개선시켜야 하며 빅테이터 투자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공모펀드 출시가 필요하다”며 “주식형 액티브 ETF의 활성화도 논의되고 있는데, 지수와의 상관계수를 70% 이상으로 하고 있어 패시브와 차별화가 쉽지가 않다는 점이 개선돼야 하고 펀드 운용의 투명성과 운용 전략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포트폴리오 공개 수칙이 나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손병두 이사장 “투자자들께 부탁하고 싶은 건 적극적인 주주 역할이다”라며 “기업들이 반칙을 범하지 않는지 등을 감시하고 혁신을 주문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거래소도 할 일이 많은데 시장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얘기를 종합해서 3000시대에 걸맞은 시장을 구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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