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월세 깎아줬지만 못버텨".. 가게마다 '휴업·임대' [현장르포]
"직원 쉬게하고 직접 배달해도
지난달에만 500만원 손실 봐"
휴·폐업 고민 3배 이상 늘어나
14일 찾은 서울 자양동 건국대 앞 젊음의 거리는 한적한 주차장과 다름없었다. 술집이 많은 건너편과 달리 젊음의 거리 골목은 밥 집과 옷 가게가 많아 낮 장사도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거리에는 적지 않은 차들이 주차 돼 있었다. 현지 상가 관계자들은 매장 앞에 주차가 돼 있는 건 '휴업'또는 '폐업'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주차된 차량 뒤에는 어김없이 '휴업 중'이나 '임대 문의' 문구가 붙어 있었다.
■"거리두기 길어져 몸도 마음도 지쳐"
문을 닫은 매장들의 상황은 조금씩 달랐다. 운영 시간을 대폭 줄인 곳부터, 당분간 휴업을 한 곳도 있었고, 아예 폐업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운영 시간을 조정했다는 술집 점주는 "적지 않은 권리금에, 프랜차이즈 비용 등을 다 갚지 못해서 차마 폐업까진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소상공인은 "장사가 너무 안 돼 알바들을 쉬게 했다. 그래도 힘들어서 남는 시간에 배달을 한다"며 "돈은 돈대로 안 벌리는데 몸은 더 힘들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고 하는데, 하루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메인 상권도 마찬가지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2번출구 인근은 이 지역의 핵심 상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업과 폐업을 한 매장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메인 거리 입구에도 연이은 두 매장이 문을 걸어잠근 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핸드폰 판매점, 옷 가게, 네일 숍 등 대면 서비스가 필수적인 매장들이 많았다.
곱창집을 운영하는 정씨는 "직원들 다 쉬게 하고 와이프랑 둘이 일 한다. 건물주가 배려해주셔서 월세도 40%나 깎아줬다. 그런데도 이렇다"라며 "소곱창이 배달을 해먹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너무 힘들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오른 11월 말부터 하루에 3~4팀 받으면 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주변엔 월세를 그대로 내린 곳도 있고, 2층 노래방은 1년 내내 영업을 못하고 있다. 술집 중에선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정씨의 가게는 지난 달에만 5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코로나 이후, 휴·폐업 고민 3배↑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 전환이나 휴·폐업을 고려한다는 소상공인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3배이상으로 급증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4.9%에 불과했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15.4%%로 10%포인트이상 치솟았다.
이는 서울의 번화가, 음식점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기도 수원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한 중개인은 이달 말 쯤 폐업을 계획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 붙은데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빚더미에 앉아서다. 그는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 될 때마다 부동산중개사무실을 찾는 손님들이 발길이 끊기고 있다"면서 "그동안 벌은 돈은 고스란히 임대료로 다 나가서 지금 당장 입에 풀칠할 일이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한 카페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매출이 10분의 1로 급감했다. 카페 주인은 "전기료 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페를 연 지 8개월 째인 카페는 현재 4개월 가량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했다.
네일 아트숍을 운영하고 있는 한 소상공인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까 희망 고문을 하면서 가게 문을 열어 놓고 있는데 허탕 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자영업자들은 이 땅에서 버려진 것 같아 우울증까지 걸렸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강재웅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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