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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애경이 무죄라니?"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화났다

김민주 기자 입력 2021. 01. 14. 18:16 수정 2021. 01. 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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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기자회견 열고 사법부 비판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14일 오전 10시 30분, 11시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기자회견'이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의실과 광화문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각각 열렸다. 30분 차이로 열린 두 기자회견은 모두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업체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대표와 임직원들에 대해 12일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을 비판하기 위한 자리였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법원이 무죄라는 가습기살균제가 우리를 이렇게 파괴했다", "아픈 우리 몸이 증거다"라며 사법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 "세제, 비누 등 화학물질을 안쓰는 집은 없다. 우리가 운이 안좋아서… 모두 폭탄을 안고 산다"

14일 오전 10시 30분 '법원이 무죄라는 가습기살균제가 우리를 파괴했다, 가습기메이트 피해자 증언 기자회견'이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첫 번째 기자회견은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단체총연합,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 주최한 것으로, '법원이 무죄라는 가습기살균제가 우리를 이렇게 파괴했다, 가습기메이트 피해자 증언 기자회견'이라고 타이틀을 걸고 진행됐다.

지난 12일 나온 법원의 SK, 애경, 이마트, 필러물산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회사들에 대한 무죄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CMIT·MIT살균성분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 사망했거나 목을 절개해 산소호흡기를 착용해야할 정도의 중증피해를 입은 피해자들과 온가족이 천식피해를 입은 피해가족 그리고 다른 성분의 가습기살균제와 복합사용한 피해사례 등 피해자들의 생생한 피해사례를 증언하는 자리가 됐다.

피해자 증언에는 ▲김태종(부인사망유족, 이마트 PB 가습기살균제 단독 사용, SK제조, 애경 공급) ▲박나원 엄마(쌍둥이 어린이 중증피해, 목절개 산소호흡기 착용, 애경 가습기메이트 단독사용, SK제조) ▲김선미(가족3명 천식피해, 애경 가습기메이트 단독사용, SK제조) ▲손수연(가족3명 천식피해, 애경 가습기메이트 단독사용, SK제조) ▲조순미(천식 등 중중피해, 산소발생기 착용, 애경 가습기메이트, 옥시싹싹 등 복합사용) 등 5명이 나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선미 씨는 이날 오후 베이비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이 우리를 차가운 시선이나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화학물질을 사용한다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뿐만 아니라 첫째 딸, 둘째 아들이 모두 가습기살균제의 피해자라고 했다. 

김 씨는 "2008년 11월에 애경 가습기메이트를 썼다. 기존 용량보다 작게 써서 그나마 천식이나 폐질환으로 끝난 것 아닐까"라며 첫째 딸의 건강상황부터 전했다. 김 씨는 "첫째 딸이 입원만 30일씩 8번, 열경련, 상세 불명의 폐렴, 천식, 폐쇄성 폐환기장애가 있다. 이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애경 가습기메이트를 사용한 케이스다. 초등학교 1에서 3학년쯤 됐을 때는 1년에 감기 호흡기 질환과 폐렴으로 100회 정도 병원에 갔다. 의사가 딸 아이는 바이러스 성 폐렴처럼 열이 나는 등 폐렴양상이 보이지만 남한테 옮기는 바이러스 성 폐렴은 아니라고 의아해 했다. 일반적인 폐렴과 딸의 폐렴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마 배 속에서부터 가습기살균제를 접한 둘째 아들의 상태도 전했다. 김 씨는 "둘째 아들을 임신했을 때부터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아들은 태어난지 50일만에 부비동염, 축농증, 급성 중이염이 왔다. 그리고 1살이 되기 전 천식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둘째 아이는 병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부비동염이 심각해져서 사골동염까지 온적도 있다. 현재 6학년인 아이는 태어나서 한번도 편하게 잠을 잔 적이 없다. 내가 코를 만져주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김선미 씨도 심각한 호흡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아픈 것을 말하면 끝도 없다며 김선미 씨는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아이들은 가습기살균제를 쓰려고 선택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무죄판결을 받으니 처참하다. 저는 아이들에게 항상 사과를 하고 싶다. 그런데 나만 사과하는 건 의미가 없지 않는가. 나는 지금 아이들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죄 많은 엄마가 됐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 "내 아이의 청춘은 무엇으로 돌려받을 수 있나요?"

14일 오전 11시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이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지난 12일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대표 및 임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광화문에서 열린 두 번째 기자회견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 개혁연대 민생행동, 글로벌에코넷 등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주최한 것으로, 피해자 증언과 더불어서 12일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대표 및 임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를 대표한 증언자는 "수많은 인명피해가 났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데 재판부는 무죄를 판정했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서 "지금도 가습기살균제는 세상에 많이 남아있다. 이것이 무죄라면 본인들이 직접 쓰고 입증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또한 증언자는 "내가 아이를 출산했을 때, 아기가 좋은 환경에 살라고 가습기를 사용했다. 이 아이는 현재까지도 병마와 싸우고 있다. 이것이 증명이 아니라면 무엇이 증명인가"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서 증언자는 "내 아이는 면연력의 이상이 생겨서 사지가 비틀어지고, 오늘도 내가 밥을 떠 먹여줘야 한다. 이런 일에 대해서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가? 내 아이 청춘을 무엇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가"라며 SK케미칼과 애경에 무죄를 판결한 사법부를 비난했다. 

박혜정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비상대책위 위원장은 "쥐를 통해서 실험했는데 사람의 몸에 일어난 일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며 "1000억 원이라는 돈을 썼지만 환경부는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 예산을 피해자를 위해서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판단 기준을 세운 모든 사람들을 한방에 놓고 가습기살균제를 틀어놓자. 그들이 직접 겪어봐야 이 고통이 어떤 고통인지 알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8월 8일에 한 약속을 이행해달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8월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15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라며 "우리 국민이 더 이상 안전 때문에 억울하게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운한 개혁연대 민생행동 상임대표는 "아직 1심에 불과하다. 항소심, 대법원까지 가서 어떤 최종판결이 나올지 속단할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대법원에 가서도 터무니없는 판결을 내리면 우린 모든 법과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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