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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건강한 고령화 사회를 위한 제언

노주섭 입력 2021. 01. 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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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구 급증에 따라 병원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8년 만 65세 이상 노인들의 병원비가 31조8235억원으로 전체 40.8%였고, 2019년에는 35조8247억원으로 41%를 차지했다. 늙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 과정이지만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하고 고혈압, 당뇨 등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입원하는 고통은 물론 입원비 등 자녀들의 부담도 만만찮다.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정상적인 삶이란 일하고, 사랑하고, 여가를 즐기는 것"이라고 했다. 필자가 40여년 운영하는 노인대학에 참여하는 70, 80세 노인을 중심으로 노년기 소망에 대해 여러 번 조사한 바 있다.

첫 번째는 중풍 등 '중병으로 오래 앓지 않다가 타계하는 것', 두 번째는 '자식들에게 가능한 한 짐 되지 않고 살다가 가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으로 '대소변을 혼자 해결하며 살다가' '자는 잠에 타계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동안 9988234의 소망이 노인은 물론 중년층에서도 많이 회자됐다. 건강한 고령화를 위해서는 노인 스스로 지혜로운 삶을 간구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보편적인 노인복지를 위한 여가문화 활동과 평생교육이 필요하다.

의학 발전과 영양보급 등 의식주 발전으로 인간의 평균수명 연장, 인구 노령화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유네스코 평생교육 운동과 더불어 노인도 배워야 한다는 뜻에서 노인교육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그 체계나 운영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

노인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수립 미비와 교육 내용 또한 학습자인 노인의 욕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실시기관 입장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캐나다의 경우 노인에게 레크리에이션, 취미활동, 역사, 문화강좌를 제공하는 한편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 소외나 고독을 해소시킬 목적으로 정부 주도로 운영된다. 프랑스에서는 50세 이상의 성인에게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퇴직준비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노인들에게 얼마간의 훈련을 통해 정신적·육체적 장애인을 돌보거나 아기를 돌봐주도록 하고 그 대가로 그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노인교육은 노인을 사회의 주변인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인격과 능력을 사장시키는 원리를 거부하고 노인에게 자립과 사회적 공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노인들의 개인적인 성장과 자기발견을 위해 다양한 교육 내용을 개발해야 함은 물론 노인인력 활용 방안과 연계된 퇴직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시니어교육과 은퇴자교육을 하고 있지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를 위한 정부의 과감한 노인교육과 복지정책은 늦출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우리나라 노인교육은 노인복지법 제36조 3항에 노인들의 사회활동 참여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건전한 취미생활, 건강유지, 소득보장 등 일상생활과 관련한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여가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노인교육을 평생교육 차원이 아닌 여가복지시설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맹점이라 할 수 있다. 노인교육 주관부서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돼 있는 것이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부산의 경우 노인교실별 지원하는 월 25만원을 강사비로 한정한 것을 운영비로 전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간구돼야 할 것이다. 통신비, 냉난방비 등 운영비를 증액해 노인교육기관의 현실화와 함께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

'건강한 고령화의 대안'은 노인교육을 복지 차원에서 평생 차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고령화를 위해 노인 스스로 활기차고 지혜로운 삶을 간구함은 물론 급변하는 사회 적응과 존경받고 자랑스러운 어른의 삶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노인평생교육 수립과 여가문화 현실화가 필요함을 제언한다.

김만률 부산노인대학협의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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