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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미국은 중국을 바꿀 수 없다" / 정인환

정인환 입력 2021. 01. 14. 18:56 수정 2021. 01. 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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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을 '전략적 경쟁국'이라 한다.

캠벨 지명자는 "미국의 개입으로 중국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틀렸다. 이를 인정하는 게 올바른 대중국 정책의 출발점"이라고 단언한다.

캠벨 지명자는 "중국은 지구촌 3분의 2 국가의 최대 교역국이고, 미국 경제와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 봉쇄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강한 압박과 선택적 봉쇄로 중국의 변화 또는 항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미국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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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정인환ㅣ베이징 특파원

미국과 중국을 ‘전략적 경쟁국’이라 한다. ‘전략적’이란 말은 모호하다. 이를테면, ‘전략적 인내’는 언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가 확실치 않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략적 모호성’은 어떤 신호를 보내야 할지 모를 때 보이는 입장이다. 받아들이는 쪽이 잘못 해석해 일을 그르치게 되기도 한다. ‘전략적 경쟁’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위한 경쟁이며, 원하는 결과는 대체 무엇인가?

조 바이든 미국 차기 대통령이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담당 조정관으로 지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캠벨 지명자는 내정 소식이 전해진 12일(현지시각)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어페어스>에 ‘미국은 어떻게 아시아의 질서를 강화할 것인가?’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힘의 균형 회복 △합당한 지역 질서 수립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한 동맹 복원 등을 3대 과제로 꼽았다.

그가 이 매체의 지면을 빌려 대중국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3·4월호에선 바이든 부통령 국가안보 부보좌관 출신인 일라이 래트너, 2019년 9·10월호에선 바이든 부통령 국가안보 보좌관 출신인 제이크 설리번과 각각 공동으로 기고했다.

설리번은 바이든 행정부 초대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지명됐다. 캠벨 지명자의 직속상관이다. 래트너는 국방부 인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캠벨 지명자가 맡았던 자리다. 두 차례 기고문을 종합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미-중 관계의 문을 연 리처드 닉슨 행정부 이후 미국의 대중국 정책 근간은 경제·외교·문화적 유대를 통해 중국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미국의 국력과 패권적 지위가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캠벨 지명자는 “미국의 개입으로 중국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틀렸다. 이를 인정하는 게 올바른 대중국 정책의 출발점”이라고 단언한다.

대중국 정책과 관련해 미 정치권 안팎에선 두 가지 극단이 존재한다. 첫째, 냉전 시절 대소련 정책과 마찬가지로 전면적인 대중국 봉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신냉전’이다. 캠벨 지명자는 “중국은 지구촌 3분의 2 국가의 최대 교역국이고, 미국 경제와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 봉쇄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둘째, 냉전 시절 미-소의 ‘데탕트’(긴장 완화)를 넘어서는 미-중 대타협이다. 중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인정하고,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다. 이를 두고 캠벨 지명자는 “동맹국을 단순한 협상 카드로 삼겠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라며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안은 뭔가? 캠벨 지명자는 “미국의 이익과 가치에 우호적인 방식으로 중국과 공존하는 것”을 꼽았다. 특히 그는 “공존에는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경쟁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뜻하는 게 아니라, 공존을 위해 관리해야 할 조건”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동맹은 삭감해야 할 비용이 아니라, 투자해야 할 자산”이라며 “친중-반중으로 제3국을 바라볼 게 아니라, ‘친민주’를 동맹의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우월적 지위’를 과신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막을 내린다. 강한 압박과 선택적 봉쇄로 중국의 변화 또는 항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미국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의 셈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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