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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증거다"..분노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이수민 입력 2021. 01. 14. 19:31 수정 2021. 01. 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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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살균제 중 하나인 '가습기메이트'를 만든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 대표에게 그제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죠.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오늘 판결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내 몸이 증거'라며 직접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나섰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수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07년 10월, 김태종 씨는 가습기를 즐겨 사용하던 아내를 위해 살균제를 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뼈저리게 후회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교회 성가대 활동을 할 정도로 건강했던 아내는 중증 폐 질환을 앓다 지난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태종/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 "(모두) 21번을 입원했고요. (마지막으로) 중환자실에 이번에 들어갔다가 못 나오게 된 겁니다."]

김선미 씨 가족은 가습기 살균제를 한 통밖에 쓰지 않았지만, 네 식구 모두 10년가량 천식과 폐쇄성 환기장애 같은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김선미/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2012년경에 제가 갑자기 호흡발작으로 아이가 입원하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푹 주저앉았어요. 천식 진단받고 약물치료도 했는데 차도가 아무래도 없다고 그래서 지금 현재 6년 넘게 면역 치료를…."]

사연과 증세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가족의 공통점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사용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제 법원은 두 회사의 전 대표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해당 살균제의 주성분이 폐 질환 등을 유발했다는 인과 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김선미/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제가 아이들한테 엄마가 미안해라고 하는데 책임질 사람이 없잖아요. 재판부 때문에 저는 되게 무책임한 엄마가 됐어요."]

전문가들 역시 인과관계 말고도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며 판결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종현/환경보건안전연구소장 :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안전 점검을 해야 마땅한데 재판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안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도) 그 문제에 대해서 재판에서 판결을 유보한 거는 좀 이해하기가 힘든…."]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판결문 내용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다음 주 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이호 김재현/영상편집:양다운

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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