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두 번 탄핵된 대통령'..공화당 반란표 10표

류정화 기자 입력 2021. 1. 1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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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미국 하원에서 통과됐습니다. 공화당에서도 10명의 이탈표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에 대해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고, 다만 지난 6일 의사당 습격 폭력시위에 대한 비판을 내놨습니다. 상원에서의 표결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류정화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낸시 펠로시/미국 하원의장 (현지시간 지난 13일) : 오늘 하원은 그 누구도, 심지어 미국 대통령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초당적인 방식으로 보여줬습니다. 저는 슬프고 비통한 마음으로, 내란을 선동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에 서명합니다.]

검은 원피스를 입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 서명을 마친 탄핵소추안을 들어 올립니다. 조용한 가운데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요란하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미국 하원에서 가결됐습니다. 이유는 '내란 선동'.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는 명백히 현존하는 위협"이라고 했습니다. 찬성 232 대 반대 197, 기권 4.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 탄핵된 대통령이 됐습니다.

[CNN (현지시간 지난 13일) : 수천 명의 무장한 군인들이 의사당 외부와 내부를 지키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일에 의원들을 지키기 위해섭니다.]

엄숙한 회의장 밖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1주일 전의 악몽이 또다시 재현될까 봐서겠죠. 표결 결과 다시 한번 살펴볼까요. 민주당 의원은 222명은 전원 탄핵에 찬성했습니다. 그리고 공화당에서 10명의 찬성표가 나왔습니다. 바로 이 사람들입니다. 우선 공화당 하원 서열 3위, 딕 체니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 의원은 표결에 앞서 탄핵 찬성 성명을 냈었죠.

[스테니 호이어/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현지시간 지난 13일) : '미국의 대통령은 폭도들을 불러 모아 폭도들을 집결시키고, 이 공격의 불꽃을 밝혔다.' 그녀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의회와 헌법에 대한 맹세에서 미국 대통령의 이보다 더한 배신은 없었다.']

표결 당일엔 '깜짝' 반란표가 더 나왔습니다. 고뇌에 찬 연설들이 나왔습니다.

[댄 뉴하우스/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13일) : 지난주 의사당 정문에선 위협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집니다.]

[피터 마이어/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13일) : 이건 도둑맞은 선거가 아닙니다. 어떤 주장도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젠 우리가 바로잡을 때입니다.]

물론 민주당 의원들의 호소는 한층 더 절절하고, 또 결연했습니다.

[호아킨 카스트로/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13일) : 누가 그들(의사당 난입자들)을 여기로 보냈다고 생각합니까? 백악관을 차지한 사람 중 가장 위험한 사람입니다. 헌법은 우리에게 도널드 존 트럼프를 탄핵하고 제거할 것을 요구합니다.]

미국 언론들은 "역사상 가장 초당적인 탄핵 표결"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탄핵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5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탄핵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 순간의 격노를 극복하고 하나 된 미국인으로서 함께 하자'고만 했는데요. 외신들은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대신 지난 주 의사당 습격, 폭력 시위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13일) : 나는 우리가 지난 주에 본 폭력에 대해 분명히 비난합니다. 폭력과 공공 기물 파손은 우리나라에도, 우리 운동에도 전혀 없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항상 법치주의를 수호합니다.]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 의사당 공격에 가담한 사람들은 재판에 넘기겠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발언, 의사당 습격 당시에 했다면 어땠을까요. 당시에는 해산을 촉구하면서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했었죠.

다행히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선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했습니다. 상원 표결을 앞두고 여론을 신경 쓰는 걸까요? 워싱턴과 미국 전역에 걸쳐 잠재적인 위협이 있다는 비밀경호국의 보고를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폭력도, 불법도, 어떤 종류의 공공기물 파손도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법을 지키고 법 집행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백악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왔습니다. 본인의 개인 계정이 영구정지됐기 때문이겠죠. 오프라인에도 온라인에도 갈 곳을 잃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와중에도 역시 '할 말은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저는 또한 최근 우리가 목격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에 대해 몇 마디 하겠습니다. 지금은 긴박하고 어려운 시기입니다. 우리시민들을 검열하고, 취소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리려는 노력은 잘못됐고 위험합니다.]

지금 가장 기뻐야 할 사람, 취임을 6일 앞둔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입니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 뉴스가 온 나라를 뒤덮은 지금 그렇게 기뻐 보이지만은 않는데요. 바이든 당선인은 "초당적 투표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상원 지도부가 미국의 다른 급한 현안들을 처리하면서 탄핵에 대한 헌법적 책임을 다루는 길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이슈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탄핵안을 상원에서도 빨리 처리했으면 하는 바람이겠죠.

하지만 남은 탄핵 절차의 키를 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소집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퇴임 전까지 최종 평결이 나오기 어렵다"고 한 겁니다. "남은 7일은 질서 있는 권력 이양과 안전한 취임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매코널 대표는 탄핵에 대한 찬반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걸로 알려집니다. "상원에서의 공방을 직접 들어보겠다"고 했습니다. 케빈 메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오늘 탄핵안엔 반대표를 던졌지만, 의사당 습격 사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은 인정했습니다.

[케빈 메카시/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현지시간 지난 13일) : 대통령은 폭도들의 의회 공격에 책임이 있습니다. 진보든, 중도든, 보수든 우리 모두 양극화의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하원에서의 공화당 반란표는 10표였죠. 상원에선 반란표 17표가 있어야 가결이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이뤄질 상원에서의 표결까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트럼프, 미 역사상 첫 '두 번 탄핵된 대통령'…공화당 반란표 10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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