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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코로나 우선접종대상에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낀 까닭은

정유진 기자 입력 2021. 01. 14. 20:10 수정 2021. 01. 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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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통령, 의료진, 경찰, 마켓 직원… 그리고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13일(현지시간) 중국 제약업체 시노백이 만든 코로나19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한 인도네시아의 첫번째 우선접종대상자에 유명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고위험군인 요양시설 고령층부터 접종을 시작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젊은 층 먼저 시행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한 시노백 백신 임상 3상 시험이 18∼59세만 대상으로 해서 노인에 대한 효능 및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접종 과정은 TV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인도네시아의 모든 직업군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첫번째 우선접종대상자로 선정돼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함께 주사를 맞았다. 의료진, 경찰, 군인, 마켓 직원, 건설노동자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하지만 50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인 라피 아흐메드(33)가 대통령과 함께 접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자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그는 럭셔리카 수집 취미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의 셀러브리티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인도네시아의 삶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우선접종대상자로 선정했다면서 어떻게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포함될 수 있느냐는 불만이 트위터 등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그가 접종을 할 때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아크릴 가림막만 착용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아크릴 가림막만 한 채 코로나 백신을 맞으러 온 인스타그림 인플루언서 라피 아흐메드. /인터넷 캡쳐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포함시킨 것은 백신의 안정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정부가 세심하게 짠 소통전략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86만9000명을 넘어선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나라이지만,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슬람 국가이다보니 백신이 할랄인지, 이슬람 교리상 맞아도 되는 지 등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7%가 백신 접종을 망설이거나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고심 끝에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로 했다. 이날 백신을 맞은 라피 아흐메드는 접종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신이여, 감사합니다. 조코위 대통령과 가장 먼저 백신을 맞게 됐어요. 사랑하는 여러분, 겁낼 필요 없어요”라는 글과 함께 위도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라피의 팔로워 5000만명은 37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위도도 대통령보다도 많다.

인도네시아는 우선 접종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4월까지 보건의료인 130만 명, 공무원·공공근로자 1740만 명, 60세 이상 노인 2150만명에게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나머지 일반인들은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순차로 접종한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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