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일보

[기고] 묵묵히 흔들림 없이 우보만리!

강은주 입력 2021. 01. 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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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새해 인사
편집자주
지역 명사들의 새해 인사 릴레이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이진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십이간지 중 두 번째인 축(丑)은 성실과 인내를 상징합니다. 새해에는 이러한 신축년의 좋은 기운을 받아 모든 가정이 건강하고 풍요로우며, 계획하는 모든 일들이 성실히 노력하며, 역경을 인내하면 반드시 성취되는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전염병의 확산은 세계 경제를 공황상태로 몰고 가서 산업 전반에 마이너스 성장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수출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섬유 업계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의 여파로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염색산업은 숙련된 기술자의 보유가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노동 및 기술 집약 산업입니다. 때문에 지난 제34회 섬유의 날에 섬유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선정해 달라는 간절한 업계의 염원을 모아 정부에 직접 부탁드리기도 했습니다.

뉴노멀시대라고 합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나누면서 이전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의 등장을 이야기 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얽혀 있습니다.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우분투의 정신으로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 곧 자신의 이익이라는 생각으로 살아 갈 때에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 할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코로나19 극복의 원년 되기를”
박언휘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상화기념사업회’는 이상화의 애국정신과 문학정신을 받들기 위하여 결성된 단체입니다. 작년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독립기념관에 모셔져 있는 문인들을 기념하기 위하여 ‘민족애와 시혼’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세미나를 비롯한 많은 행사를 개최한바 있습니다. 이상화는 18살에 3.1운동 ‘기미독립 선언문’을 배포하려다 발각되어 그때부터 험난한 여정의 삶을 살았습니다. 1926년에 ‘빼앗긴 들에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발표했습니다. 1927년 고향으로 돌아와 교육사업과 문학활동 그리고 독립에 헌신하며 누구보다 고향을 사랑한 생의 원형을 희구한 영혼의 노스탤지어였습니다. 짧은 삶을 불꽃 같이 살다간 그가 청소년기인 1919년 당시 우리 국민은 희망을 잃고, 절망의 나락에서 처참한 삶을 살던 시기였습니다. 초근모피로 목숨을 연명하던 그 시기를 생각한다면 올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유토피아에 근접하는 한해가 되기를 빌어봅니다. 긴 역사로 보면 우리가 서있는 지금은 찰나에 불과합니다. 나와 이웃의 모든 분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기적입니다”
박병우 검단산업단지 명예이사장

지구촌 사람들은 대공황, 2차 세계대전을 비롯해 크고 작은 환란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라는 말을 되새기는 한해였습니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꽃은 없습니다. 그러나 꽃은 흔들려도 자신의 향기를 잃지 않습니다. 우리 삶에서 원치 않게 찾아오는 바람에 흔들려도, 자신만의 향기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혜롭지 않으면 굳센 것을 뚫지 못하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힘을 쌓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2021년 신축년 ‘소의 해’에는 코로나백신으로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새해의 사자성어로 눈 속에서도 아름드리 자라나 푸름의 눈망울을 유지하며 세상을 본다는 설중송백 (雪中松柏)을 추천합니다. 코로나의 역설로 함양된 만물을 관조하는 자세는, 앞으로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깨달음으로 이끌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사는 까닭이 나무 같다면, 바람조차 편히 쉬게 할 수 있음을 기억합시다. 이 세상을 살아내야 하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소의 해는 여유와 평화의 해”
허태조 한국산림보호협회 중앙회장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세상의 모든 시계가 고장 난 것처럼 멈춰 섰습니다. 한 해의 마무리가 어느 때보다도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돌이켜보면 국내외적으로도 혼란스러웠고 위기가 가득했던 한 해였습니다. 코로나19로 너나없이 주눅 들고 걱정으로 주름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새삼스레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건강"이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이 생각납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병에 걸리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는 존재라고 합니다. 평상시에는 돈이나 성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건강이야말로 모든 것의 기초이자 성공과 행복의 토대입니다. 2020년은 평소에 누리던 것들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생각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소의 해는 ‘여유와 평화의 해’라고 합니다. 소는 성질이 유순하고 인내심이 강한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의 계획들이 2021년도로 미루어졌습니다. 2021년은 코로나19의 진정한 종식을 바라며 여유와 평화의 마음으로 나아가봅시다. 2020년의 고장 난 시계가 새해에는 짹각짹각 희망차게 달려가길 소망합니다.

“두들길수록 단단해지는 쇠처럼”
제성옥 프로에프에스 대표

권토중래(捲土重來)라는 말이 있습니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즉 실패하고 떠난 후 실력을 키워 다시 도전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올해를 향해 달려오는 도전하는 소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지난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전에도 위기를 맞이한 경험이 있었지만 우리는 매번 이겨냈습니다. 그 역사를 바탕으로 이번에도 극복하리라고 믿습니다. 올해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소의 근면·성실함으로 역경을 헤쳐 나가는 희망의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소처럼 묵묵히 행동하겠습니다. 신축년 ‘하얀 소의 해’가 밝았습니다. 실패한 사람이 다시 도전한다면 그 사람은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인생은 원래 실패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실패로부터 깨달음을 얻고 성장합니다. 실패가 없는 삶은 성숙한 삶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며 성장하는 것이 성공입니다. 쇠와 사람은 때릴수록 단단해 진다고 했습니다. 2021년에는 권토중래의 마음으로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전합시다.

“대구·경북인의 긍지로 봉사 실천”
이찬우 씨에스텍 대표

중국의 많은 가정에는 난득호도(難得糊塗)를 가훈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는 척보다 모르는 척하기가 더 어렵다’는 뜻입니다. 처세술로도 유명한 이 말은 사람을 대할 때 겸손 하라는 말로 내가 잘났다고 뽐내며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어리숙하게 보이더라도 상대와 원만한 관계를 이어나가라는 말입니다.

지난 1년은 코로나19로 너무도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에 주저앉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대구는 신천지로 인해 코로나19 발상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습니다. 그러나 성숙한 시민의식과 희생을 감내한 의료진의 봉사로 K-방역의 모범 사례를 보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작은 영웅이었습니다. 대구는 일제로부터 국권을 찾고 나랏빚을 갚자는 국채보상운동과 불의에 항거한 2.28민주운동, 외환위기(IMF) 극복을 위해 금모으기 운동을 시작한 자랑스러운 도시입니다. 저는 대구·경북인의 자긍심으로 2021년에도 더욱 앞장서서 행동하고 봉사하겠습니다.

“희망·사랑·행복의 꾸러미 열길”
김희철 이노경영기술원 대표

어느 순간부터 좋은 학벌과 많은 재산을 얻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자 행복이 되었습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학교와 직장, 그 어느 곳에서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 나은 업적과 스펙을 쌓기 위해 애쓰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다치게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간은 개인의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잃어버린 채 지쳐가고 있습니다.

‘부라는 것이 구해서 되는 것이라면 비록 말채찍을 잡는 사람처럼 미천한 일이라도 하겠지만 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바를 따르겠다’라는 공자의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살까’가 아닌 ‘어떻게 해야 성공할까’ ‘어떻게 해야 부자가 될까’가 삶의 목표가 된 지금 물질적 가치가 아닌 개인의 소소한 행복과 자유를 찾아보려 합니다.

2021년은 아직 리본을 풀지 않은 선물상자와도 같습니다. 희망·사랑·행복이 가득한 선물꾸러미같은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이노경영기술원은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워진 중소기업의 다양한 문제점을 진단하여 단계별 실천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는 기업 주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묵묵히 흔들림 없이 우보만리”
김상구 대구한국일보시민기자대학 1기 회장

전 세계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2021년은 신축년 ‘소의 해’를 맞았습니다. 소는 농경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가축이었습니다. 농사가 주된 업이었던 과거에, 소는 재물의 가치이자 집안 식구와도 같았습니다. 소는 언제나 우직하고 성실하게 일합니다. 옛말에 ‘우보만리(牛步萬里)’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변 상황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그 어려움을 뚫고 우직하게 목표를 향해 걸어간다면 새로운 기회는 언제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열정과 신념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김애란의 소설 ‘입동’ 중에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모여 인생이 된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모진 고난에 힘들고 지치더라도 우리 서로의 아픔과 슬픔을 보듬어주며, 절망과 고통을 함께 이겨냅시다. 얼른 일어나라는 암묵적 강요보다는 미소 짓는 여유와 공감이 넘치는 따뜻한 위로의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다시 온 새해에, 세상 모든 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남탓 하기보다 수행 벗삼을 것”
강정자 대구한국일보사랑산악회 부회장

논어 제1장 학이 편에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공자는 평소 군자와 소인을 철저히 구분 짓고, 이상적인 군자의 모습을 제시했습니다. 바람직한 군자는 자신의 이름을 떨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탓하고, 능력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으며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습니다. 작년보다 돈을 더 벌었는지가 기준이 아닙니다. 올해도 남을 탓하지 않고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했는지를 생각하며 한해를 정리합니다. 기억의 파편을 되짚으면 불현듯 ‘그때 왜 그 사람을 탓했을까’ 하는 생각에 얼굴이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다가오는 2021년 신축년에는 심신을 가다듬고 수행하기를 벗 삼아 나를 몰라주는 사람을 탓하기보다는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이름을 알아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강은주 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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