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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군사 기밀·외도 사실까지..개인정보 '줄줄' 카카오맵

김세진 입력 2021. 01. 14. 20:46 수정 2021. 01. 1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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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스마트폰으로 지도 어플 많이들 사용하시죠.

혹시 카카오 맵 쓰시는 분들, 이번 소식 눈 여겨 보셔야겠습니다.

500만 명 이상이 사용 중인 카카오 맵을 통해서, 민감한 개인 정보들이 줄줄 새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내가 어디 사는지, 직장은 어딘지, 가족에 대한 정보는 물론 이고, 군사 관련 기밀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먼저 김세진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고 자세한 내용 짚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카카오맵을 사용 중인 김 모 씨는 최근 자신이 방문한 음식점에 리뷰를 달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를 클릭해봤는데, 그 사람 집 주소는 물론 친구와 부모님 아파트 동 호수까지 줄줄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김 모 씨/회사원 (카카오맵 이용자)] "(리뷰 작성자의) 댓글로 실명하고 집 주소 같은 것도 나오고요. 그 다음에 뭐 친척집 아니면 자기가 병원 다녔던 곳 이런 것도 나오고, 애들 유치원 같은 것도 나와 가지고, 아, 이건 애들한테 위험하지 않나…"

카카오맵에서 음식점 리뷰들을 눌러봤습니다.

리뷰를 쓴 사람이 저장한 주소 목록이 뜨고, 그 사람 집 주소는 물론, 지인들 이름과 몇 동 몇 호까지 다 나옵니다.

또 다른 사용자의 경우는, 직장 동료와 상사 수십 명의 상세 주소는 물론, 본인의 출장내용을 적어둔 메모까지 보입니다.

이들의 이름과 주소 등을 조합해 검색하니, 5분도 안 돼 회사는 물론 근무부서까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본인 정보가 이렇게 공개되는 걸 알고 있을까.

[개인정보 노출 이용자의 직장 동료] "그 정보 공개 허용 버튼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하시고요. 어떤 경로로 유출됐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하시고요. 많이 당황하신 것 같고 놀라신 것 같아요."

이번엔 한 병원 리뷰를 클릭했더니, 리뷰 쓴 사람의 즐겨찾기에 군사기밀로 보이는 내용들이 들어 있습니다.

작전부대 이름과 위치, 훈련진지의 위치도 있습니다.

얼마나 정확한 정보인지 확인하기 위해 카카오맵을 작동시키니, 깊은 산속으로 안내합니다.

산 앞에는 푯말도 없지만 이렇게 산으로 올라오니 카카오맵에 나온 군 진지와 실제 진지가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군인] (길 좀 여쭐게요. 여기가 3** 대대예요?) "여기가 3** 대대예요."

국방부에 확인한 결과, 이 정보를 저장한 사람은 현직 군 간부였습니다.

[김대영/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 "부대진지 같은 경우에는 실제 상황이 되면 가장 먼저 거기로 이동을 해서 대형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요. 그 위치나 상황이 적이나 누구나 볼 수 있는 거라면, 사실상 군 작전이라는 게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내밀한 개인정보도 공개돼 있습니다.

식당 리뷰를 쓴 사람의 폴더를 누르니, 불륜을 저질렀던 장소, 심지어 성행위를 어디서 어떻게 했는지가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자녀들 학교나 직장까지 함께 올려놔, 누군가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악용이 가능해 보입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전국의 집창촌 주소를 저장해뒀는데, 본인 실명은 물론 자녀로 보이는 아이 사진까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취재팀이, 카카오맵 장소 리뷰 400개를 무작위로 골라 확인해보니, 10% 넘는 42명의 사생활 정보가 훤히 공개돼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카카오맵은 이들로부터 개인정보 공개 동의를 제대로 받았을까?

카카오맵에 장소를 저장하려면 반드시 폴더에 넣게 돼 있는데, 폴더 제목을 입력하려고 화면을 누르자 자판 창이 튀어 올라, 정보 공개에 동의하는지 묻는 질문을 가려버립니다.

그런데 이 질문은 처음부터 기본 설정이 '공개'로 돼 있어, 가려진 질문을 못 보고 확인을 누르면, 자신도 모르게 동의한 걸로 처리돼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겁니다.

[김 모 씨/회사원 (카카오맵 이용자)] "몰랐어요. 이게 다 공개되는 거는. 공개 비공개를 전혀 볼 수가 없게끔 되어 있더라고요. (자판에) 가려져가지고 바로 올라가버리더라고요."

현재 정부 가이드 라인에는, 정보 수집 동의를 받을 때 기본 설정을 '동의'로 해놓지 말라고 명시돼있습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사용자들이 카카오맵에 저장하는 정보는 장소일 뿐, 개인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 설정을 공개로 해놓은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로서는, 사용자들이 서로의 장소 정보를 많이 읽고 공유할수록 맵 이용률이 높아져 이득이라고 말합니다.

[오병일/진보네트워크센터 소장] "소셜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기본적으로 가입자들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최대한 공개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려는 유인을 가지고 있는 거죠. 그래야 그 플랫폼 자체의 어떤 정보가 많아지고, 그것이 또 다른 어떤 이용자들의 가입을 이끌 수가 있기 때문에…"

카카오가 보완책을 약속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카카오 측이 의도적으로 정보수집 절차를 이렇게 설계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 앵커 ▶

카카오맵 이용하시는 분들 기사 보시고 많이 놀라셨을 텐데 바로 이어서 관련 내용 취재한 경제팀 김세진 기자에게 궁금한 점들 몇 가지 더 물어보겠습니다.

자 김 기자, 요즘 이런 지도 어플 사용하시는 분들 많으신데, 이런 개인정보 노출, 카카오맵만 그런 겁니까?

◀ 기자 ▶

네, 음식점 리뷰를 달고, 장소를 저장하는 기능은 네이버나 구글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거든요.

그런데 유독 카카오는 이 장소들을 폴더에 저장하도록 한 겁니다.

예를 들면 '상암동 맛집'이라든가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이 폴더들을 남들이 열어볼 수 있게 한 겁니다.

공유나 구독을 통해서요.

사실 이 분야에서 카카오가 경쟁사인 네이버에 뒤처진 상황이다 보니, 폴더 식으로 해서 정보량을 늘리고, 사용자들 간 공유도 쉽게 해서 카카오맵 이용률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 앵커 ▶

저 같은 경우엔 카카오 맵은 안 써봤는데, 카카오 내비게이션은 가끔 쓰거든요?

이 카카오 내비는 어떻습니까?

카카오 맵이랑 정보가 공유가 되는 건가요?

◀ 기자 ▶

그건 아닙니다.

두 서비스 정보는 서로 분리가 돼 있습니다.

◀ 앵커 ▶

알겠습니다.

어쨌든 뉴스 보고 놀란 분들 많으실 텐데, 카카오 측의 반응은, 이용자들이 스스로 정보 공개에 동의를 한 거다, 이런 입장인 거죠?

◀ 기자 ▶

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난 분들 가운데, 이게 공개되는 걸 알고 있는 분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저희 기자들도 오늘 제 기사를 보고 놀라서, 카카오맵에 들어가 비공개로 많이들 바꿨습니다.

문제의 과정을 보여드리면요.

카카오맵에서 정보를 저장하려면 폴더명부터 입력해야 하는데, 화면을 누르는 순간, 이렇게 자판이 나오면서 비공개냐 공개냐 질문을 가려버리고요.

제가 폴더 이름을 치고 확인을 누르면 그냥 동의한 걸로 처리되는 겁니다.

사실 이런 가입 절차가 귀찮고 다들 바빠서, 대충대충 체크 하고 넘어가기 일쑤라, 이렇게 질문을 숨겨놓으면, 자신이 동의했단 사실도 알기 어려운 겁니다.

◀ 앵커 ▶

그러면 카카오맵에 가입을 해서 이미 쓰고 있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되는 겁니까?

◀ 기자 ▶

여기 보시면 폴더 옆에 점이 3개 있는데 이걸 누르면 삭제나 비공개 전환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위에 보시면 내 폴더 접속 횟수가 뜨는데요.

만약 이 접속 횟수가 너무 높다 싶으면 남들이 열어봤을 가능성이 크니까, 빨리 삭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 앵커 ▶

카카오 측은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어쨌든 개인의 정보를 마구 노출 시킨 거잖아요?

법적인 책임은 없습니까?

◀ 기자 ▶

유럽 연합의 경우,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않아도, 개인정보 유출이 쉽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기업 전체 매출의 4% 과징금을 물립니다.

우리도 이런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금으로선 이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해당 기업에게 크게 책임을 물리거나, 피해자 보상을 해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 앵커 ▶

이제 와서 보완책을 내놓겠다곤 했지만 보상 문제를 떠나서 이미 개인 정보 유출 피해를 보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입니다.

계속 관련 소식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경제팀 김세진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이향진, 나준영, 이준하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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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기자 (blue32@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58233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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