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SBS

"나만 못 버나"..사기 넘쳐나는 주식투자 상담

안서현, 김도균 기자 입력 2021. 01. 14. 20:54 수정 2021. 01. 14. 23:42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앵커>

주식을 이제 막 시작한 사람들을, 어린이에 빗대서 요즘 주린이라고 많이 합니다. 남들 많이 사는 거 무작정 따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유망 종목에 투자하는 주린이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뭘 사야 많이 벌 수 있을지, 또 언제 사야 하는지, 이렇게 조급해하는 초보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노린 사기꾼도 많으니까, 그 점은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안서현 기자, 김도균 기자가 함께 전해드립니다.

<안서현 기자>

요즘 주린이들의 특징을, Y.O.U.N.G라는 다섯 개의 알파벳으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유튜브'로 주식 공부를 하고, '일상적인' 투자 상품은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독특한' 투자 상품에도 투자하며, 오픈 채팅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게임'하듯 부담 없이 직접 투자를 한다는 것입니다.

주린이의 상당수는 정보가 부족했던 옛 개미들과 달리 유튜브나 오픈 채팅 등 집단지성 채널을 통해 습득한 빠른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한 새 형태의 개미들이라는 것입니다.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39살 정지원 씨는 지난해 주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투자 정보는 유튜브 채널 8개를 구독하며 얻는데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우량주부터 개인적 취향에 맞춰 애플 주식까지 샀습니다.

여윳돈으로 투자 중입니다.

[정지원/미술학원 운영 :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없다는 확신을 어느 정도 갖고 있었거든요. 최소 5년, 그리고 그 이상의 시간을 바라보고 있다면 주식은 굉장히 매력 있는 투자처이기도 하고….]

대학생 25살 최혜윤 씨는 한 달 전 입문한 진짜 주린입니다.

50만 원을 들고, 국내 주식 3주, 해외 주식 1주를 샀습니다.

[최혜윤/대학생 :  8만 전자, 9만 전자 하더니 곧 10만 전자가 될 거라는 거예요. 지금 사야 된대요. 주변에서 안 할 것 같은 사람도 다 시작을 하고, 다들 하는 걸 보니까 왠지 나도 지금 시작해야 될 거 같고….]

최근 남들은 다 버는데 '나만 못 벌고 있나' 하는 불안감에 뒤늦게 '패닉 바잉'에 나서는 주린이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올해 들어 한 증권사의 신규 계좌 개설이 하루 5만 개를 넘어서는 신기록을 기록하는 등 주린이들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빨리 벌어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쫓기는 일부 주린이들을 노리는 사기꾼들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김도균 기자>

지난해 7월, 주식 투자를 시작한 허 모 씨.

[허 모 씨/피해자 : 코로나 터지니까 일도 못 하고 집에 있으니까. 친구가 주식에 투자해서 지금 다 주식 투자하면 괜찮다고 해서 (시작했어요.)]

1천500만 원을 투자해 석 달여 만에 250만 원을 벌자 욕심이 생겨 유명 주식 전문가가 운영한다는 카카오톡 대화방을 찾았습니다.

[허 모 씨/피해자 : (카톡 프로필) 얼굴이 똑같더라고요. TV에서 나온 사람하고…. 수수료는 (수익금) 13% 후불로 내면 된다고 그러니까 믿은 거죠.]

대화방에서 알려준 사이트에 2천200만 원을 넣고 지시에 따라 거래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이트가 사라졌습니다.

모든 게 사기였던 것입니다.

[허 모 씨/피해자 : 투자금이 더 없다고 하니까 그 거래소(사이트)가 없어지더라고요. 경찰에서는 사칭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단번에 이거 가짜예요.]

실제로 취재진이 유명 애널리스트나 이른바 슈퍼개미 투자자 등을 카톡에서 검색해보니 수많은 방이 나타납니다.

이 가운데 한 유명 증권사 직원 이름으로 개설된 방 4개를 골라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자신이 그 전문가라며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유혹합니다.

전문가를 사칭해 만든 가짜 방들입니다.

[염승환/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 : 돈을 거기서 달라고 그랬나 봐요. 리딩비나 이런 명목으로. 그래서 이제 당연히 염승환 부장인 줄 알고 줬는데 잠적을 해버렸다는 거예요. 아예. 그때 딱 알았대요. 이게 사기구나. 회사에 전화해서 저한테 물어보셨는데 저는 당연히 법적으로도 할 수가 없거든요. 증권사 직원들은.]

이런 경우는 의심하는 게 좋습니다.

먼저 카카오톡 등 온라인에서 일대일 종목상담을 하자는 업체입니다.

주식 상담하는 업체는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단순히 신고만 하면 되는 유사투자자문업체, 그리고 신고조차 안 한 불법 업체,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등록 업체는 일대일 종목 상담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대면으로 합니다.

유사투자자문업체는 아예 일대일 종목 상담이 불법입니다.

따라서 온라인으로 일대일 종목 상담을 한다면 의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과한 수익률도 의심하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 한두 종목의 높은 수익률로 유혹하는데, 한 달에 몇십에서 몇백%까지 수익을 내준다며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하지만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장기 수익률이 연 20%, 헤지펀드의 살아 있는 전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도 최근 2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66%입니다.

갑자기 가상화폐 같은 다른 투자수단을 추천하거나 별도 사이트나 프로그램을 쓰게 유도하는 경우도 의심하는 게 좋습니다.

추천 종목을 무료로 알려준다는 단체 채팅방을 통한 사기 행각도 갈수록 다양하고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사설 홈트레이딩 시스템의 경우, 투자금 손실은 물론 개인정보 유출피해까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절대 이용하지 말 것을 금융당국은 당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김태훈, 영상편집 : 이승진·소지혜, VJ : 정영삼·정한욱,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성재은·정시원)  

안서현, 김도균 기자ash@sbs.co.kr

저작권자 SBS & SBS Digital News Lab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