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여 우상호·김진애 "역세권 고밀도 개발, 공익성 강화"
[경향신문]
정치권이 오는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여야 모두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도심을 개발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야권에서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 완화까지 공언한 상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겨냥한 것이지만, 표를 얻기 위한 개발 공약이 자칫 대중의 투기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14일 서울 금천구 한 아파트를 찾아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들과 만났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 후 첫 공개일정으로 부동산 행보에 나선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이 되면 재개발·재건축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심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해 신속한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재건축 활성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손질,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 규제 개선 등도 꺼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안 대표 역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향후 5년간 74만6000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재선’까지 염두에 둔 계획이다. 그는 “현재 정부는 도심 재개발·재건축은 묶어둔 채 ‘3기 신도시’ 숫자 놀음으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며 시장의 원리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개발,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 세제 대폭 손질 등을 제시했다. 안 대표는 “공시가격이 올라도 그 인상분만큼 취득세와 재산세를 인하해 예전과 같은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권의 서울시장 주자들 역시 재개발을 포함한 부동산 공약을 내놓고 있다. 공공주도를 강조하고 공익성을 보완한 것이 야당과 다른 점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역세권 고밀도 개발, 도로와 지하철 구간의 인공지반 조성을 통해 대규모 복합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공약을 내놨다. 강북권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 일부를 공공개발에 사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서울 300여곳의 역세권을 블록 단위로 개발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공익성을 강화한 재개발·재건축도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최근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완화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논의한 적도, 앞으로 검토할 계획도 없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시민사회에선 선거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쏟아지는 부동산 공약을 우려하고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완하려는 취지는 있겠으나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 밖이거나 안전성과 비용 측면에서 현실성이 결여된 정책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표를 얻기 위해 대중의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행태는 문제로 지목된다. 쏟아지는 공약들이 서민의 주거권 안정을 확보하기보다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장성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를 강조하면 자칫 투기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며 “과거 정치권의 공급 확대책이 수도권 집값 상승을 견인한 사례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김형규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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