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경향신문]
가장 따뜻한 겨울과 역대 긴 장마, 가장 늦은 봄눈, 7월보다 더운 6월. 2020년 한국의 날씨는 이렇게 요약된다. 기상청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1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0년 기후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1월과 겨울철(2019년 12월∼2020년 2월) 기온은 전국 기상 통계를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평균기온은 2.8도, 최고기온은 7.7도, 최저기온은 영하 1.1도로 역대 가장 따뜻했다. 한파 일수는 0일이었다. 겨울철 약 3개월간 기록을 봐도 평균기온 3.1도, 최고기온 8.3도, 최저기온 영하 1.4도로 따뜻했다. 한파 일수도 0.4일에 그쳤다.
시베리아 지역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자주 유입되면서 평년보다 3도 이상 높은 고온현상이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해 한반도로 부는 찬 북서풍이 약해진 것이 이상고온의 이유였다.
봄 날씨는 들쭉날쭉했다. 3월까지 따뜻한 날씨를 유지하다 4월에 추위가 찾아왔다. 4월22일 서울에 진눈깨비가 관측돼 1907년 10월 기상관측 이후 4월에 가장 늦은 ‘봄눈’을 기록했다. 여름철이 시작되며 6월에는 이른 폭염이 한 달간 이어져 평균기온과 폭염 일수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여름은 장마와 함께 이어졌다. 중부지방은 6월24일부터 장마가 시작돼 8월16일 끝났다. 54일 동안 이어진 장마는 역대 최장 기간 기록을 갈아치웠다. 앞서 최고 기록은 2013년 49일이었다.
이 기간 남북으로 폭이 좁고 강한 강수대가 자주 형성돼 집중호우가 잦았다.집중호우로 장마철 전국 강수량(693.4㎜)은 역대 2위를 기록했고, 연 누적 강수량(1591.2㎜)은 여섯 번째로 많았다.
7월 서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고 대류가 활발해지면서 필리핀해 부근에서 대류 억제가 강화됨에 따라 북태평양고기압이 남서쪽으로 크게 확장했다. 이에 따라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이 지연돼 한반도 부근에서 정체되며 장마철이 길게 이어졌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7월은 선선했던 날이 많았다. 6월(22.8도) 평균기온이 7월(22.7도)보다 높은 현상이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나타났다. 태풍은 총 23개가 발생했으며 이 중 4개가 8∼9월 초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줬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2020년은 긴 장마철과 집중호우, 많은 태풍 등 기후변화가 이상기상으로 빈번히 나타난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준 해였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날씨 예측 및 기후 서비스 기술 개발과 사전 정보 제공을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경향신문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 민주당 김경협 “주호영에 공업용 미싱 보낸다”··· ‘유죄 판결’ 받은 막말 재소환
-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올해도 얼음물 ‘입수’
- [단독] 개그우먼 출신 배우 이태영, 결혼 소감 “촛불 프러포즈에 눈물 펑펑…잘 살게요”(인터
- 연소득 1억원 이상 4인가구 맞벌이도 '중형 임대' 입주 가능
- 결혼식장서 1000원 든 축의금 봉투 내고 식권 수십장 받은 하객에 벌금형
- [기자메모]검사님들, 결백하다면서요?
- “맞고 살았다” 며 고유정이 고소한 재혼남편 무죄
- 새벽 기상해 자기계발..2030은 왜 ‘미라클 모닝’에 열광하나
- [이기환의 Hi-story]“폭삭 늙었사옵니다”…임금 초상화에 '팩폭’ 가한 신하들
- 카멀라 해리스 사진 논란에…보그, 새로운 표지로 한정판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