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한라봉, 경기 감귤, 강원 바나나..아열대·열대 과일 재배지 북상 '가속'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
2080년 62%로 늘어날 것"
[경향신문]
세종 한라봉, 충남 황금향, 경기 감귤, 강원 바나나….
감귤·바나나 등 아열대·열대 과일의 재배지가 북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아열대·열대 과수 재배지가 북쪽으로 올라가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 금남면에서 농사를 짓는 강경섭씨(45)는 요즘 일손이 바쁘다. 강씨가 5289㎡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 천혜향 등은 맛과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세종지역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팔리고 있다. 세종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14일 “세종에서 재배된 황금향 등이 1㎏당 1만원의 가격대에 팔리고 있다”면서 “강씨의 경우 감귤류 생산을 통해 연간 6000만원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충남 태안군 태안읍의 임대근씨도 3300㎡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황금향 등 감귤류를 재배한다. 생산량은 연간 10t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기 광주의 한 농가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감귤을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전북 정읍의 33개 농가도 홍예향 등의 이름이 붙은 감귤류를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해 내놓고 있다.
열대과일인 바나나도 강원·충남 지역에서 재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여름 강원 삼척시 농업기술센터가 바나나 수확에 성공했고, 앞서 충남 태안 안면도의 한 농가가 2019년부터 바나나를 수확하고 있다.
그동안 제주나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던 감귤류와 바나나 등이 충남·경기·강원 지역에서까지 재배가 가능해진 주된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아열대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경지 면적 중 아열대 작물 재배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0년 10.1% 수준에서 2080년에는 62.3%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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