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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 할증해서 다주택자 잡겠단 여당.. 효과는 '글쎄'

강진구 입력 2021. 01.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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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소속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정부에 규제지역 증여세 할증을 주문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증여세가 할증된다고 해서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감수하면서까지 매물을 내놓진 않을 것"이라며 "산술적으로 양도세가 종부세의 5~10배에 달해 일단 버티겠단 집주인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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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작년 하반기 증여 급증
업계 "이미 다 넘겼는데 뒷북"
전세난이 계속되고 있는 13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앞 매물란이 비어 있다. 뉴시스

여당 소속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정부에 규제지역 증여세 할증을 주문했다. 다주택자가 세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미 증여를 끝낸 다주택자가 상당수라 설사 현실화되더라도 타격은 미미할 가능성이 높다.

1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조정대상지역의 증여세 할증 과세를 골자로 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 추가대책 긴급 제안문을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윤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안문을 받긴 했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다주택자의 증여가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주택자는 무주택자인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게 증여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회피하고, 증여받은 사람은 나중에 양도할 때 1주택자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6월 1일까지 매물을 내놓아야 하는 압박에서 쉽게 벗어나 부동산 대책의 힘을 빼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다주택자 증여는 활발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에서 증여 거래된 아파트는 2만1,508가구로, 전체 거래의 14.08%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였다. 전국 기준도 같은 기간 5.84%(8만1,968가구)로 역시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 대비 증여 추이.

문제는 시기다. 시장에선 다주택자 상당수가 지난해 증여를 이미 완료했다고 판단한다. 특히 종부세 등 보유세율을 강화한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 이후로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실제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이뤄진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증여는 18.64%(1만3,117가구)를 차지했다.

이런 탓에 업계에선 증여세 할증을 '뒷북 대책'이라고 본다. 서울 강남구의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A씨는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증여 관련 상담이 많이 늘었다"며 "요즘도 문의가 들어오긴 하지만 증여해야 할 다주택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어느 정도 재산을 정리한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도 증여세 할증에 따른 매물 증가 효과가 적으리라 분석한다. 양도소득세율이 높기에 매도보단 차라리 보유하며 버틸 것이란 견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증여세가 할증된다고 해서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감수하면서까지 매물을 내놓진 않을 것"이라며 "산술적으로 양도세가 종부세의 5~10배에 달해 일단 버티겠단 집주인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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