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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 조직 명운 걸고 에너지계획 적법성 밝히라

입력 2021. 01. 1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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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에너지 정책의 적법성 검증에 나섰다.

2019년 6월과 2017년 12월에 각각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이 감사 대상이다.

이런 에너지 대계가 정권 코드에 맞춰 무리하게 수립됐는지 여부가 이번 감사의 핵심이다.

감사원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에너지계획 추진 과정의 위법 여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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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에너지 정책의 적법성 검증에 나섰다. 지난 11일부터 12일간 일정으로 산업통상자원부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2019년 6월과 2017년 12월에 각각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이 감사 대상이다. 이번 감사는 2019년 6월 당시 미래통합당 정갑윤 의원이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탈원전 정책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법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돼 왔다며 시민 547명 동의를 받아 감사를 청구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향후 20년간의 에너지 수급 전망과 에너지 확보 대책 등을 망라한 에너지 분야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이런 에너지 대계가 정권 코드에 맞춰 무리하게 수립됐는지 여부가 이번 감사의 핵심이다. 문재인정부는 집권 5개월 만인 2017년 10월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로드맵을 채택한 뒤 12월에 탈원전을 공식화한 8차 전력계획을 마련했다. 2040년까지 원전 축소 등을 담은 제3차 기본계획을 확정한 것은 1년 반이 지난 2019년 6월이었다. 상위 기본계획을 마련하기도 전에 하위 전력계획을 먼저 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전 전문가들은 “시행령부터 정해 놓고 거기에 맞게 법률과 헌법을 제정한 격”이라고 꼬집는다.

탈원전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꿴 부실 정책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멀쩡한 원전 가동을 중단한 것부터가 실책이다. 미세먼지·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면서 청정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전을 폐쇄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무리하게 탈원전을 강행하다 보니 월성원전 1호기 폐쇄와 관련해 공문서 444건을 삭제하고 신내림을 받았느니 하는 황당한 일들이 벌어진 게 아닌가.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에 이어 에너지기본계획까지 위법 의혹에 휘말리고 있으니 걱정이 앞선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만큼 위험한 사고가 없다.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의 적법성은 정책 자체의 타당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감사원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에너지계획 추진 과정의 위법 여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예전처럼 불필요한 외압으로 논란을 부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여당이 지난해 월성원전 1호기를 감사한 최재형 감사원장을 집중 공격하던 구태가 재발한다면 진실 규명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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