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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상자

한겨레 입력 2021. 01. 15. 05:06 수정 2021. 01. 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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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상자

이 규 리

상자들을 두고 그들은 떠났다

아래층에 맡겨둔 봄을

아래층에 맡겨둔 약속을

아래층에 맡겨둔 질문을

아래층에 맡겨둔 당신을

아래층이 모두 가지세요

그 상자를 나는 열지 않아요

먼저 온 꽃의 슬픔과 허기를 재울 때

고요히 찬 인연이 저물 때

생각해보면 가능이란 먼 것만은 아니었어요

-시집 <당신은 첫눈입니까>(문학동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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