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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보다 많은 아이들에 대한 보편적 이야기

방준호 입력 2021. 01. 15. 05:06 수정 2021. 01. 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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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아이들이 집을 나왔다.

주원규 작가는 2011년부터 쉼터와 거리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 6명과 나눈 대화를 추려 <아이 괴물 희생자> 에 담았다.

"짐작보다 훨씬 많은 수의 아이들에 관한 보편적인 이야기로 읽히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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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괴물 희생자주원규 지음/해리북스·1만3000원

익명의 아이들이 집을 나왔다. 나오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아빠가 손에 칼을 쥐었거든”(강이), “배가 고파서…”(푸른), “같이…죽자고”(혜주) 부모는 칼을 쥐었고,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성폭행했다. 집에 불을 질렀다. “백퍼 리얼”(혜주)이고 “진정”(푸른)이라고 아이들은 말했다. “거기(집) 가면 꽤 따뜻”(재희)했고 “아빠는 그냥…아픈 거”(혜주, 이상 가명)라고도 생각했다.

주원규 작가는 2011년부터 쉼터와 거리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글쓰기를 가르치며 자아를 되찾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되려 도움을 받는 쪽은 나 자신”이었다. 아이들 6명과 나눈 대화를 추려 <아이 괴물 희생자>에 담았다. “짐작보다 훨씬 많은 수의 아이들에 관한 보편적인 이야기로 읽히길” 바랐다.

보편적인 참상은 거리에서 이어졌다. 성인 채팅앱을 이용한 성매매에 발을 들였다. 얼음(대마나 필로폰의 은어)을 사고팔았다. 차 슈킹(절도)도 했다. 작가한테도 아이들은 “종종 괴물로 보였다.” 아이들 스스로 “악마가 내 안에서 자라고 있다”(푸른)고도 했다.

아이들은 어른이 됐다. 교도소에 수감된 아이가 있다. 연락을 끊고 잠적한 아이가 있다. 목숨을 끊은 아이가 있다. 작가도 아이들한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왜 이들을 만나는가, 왜 책임지지도 못할 인생을 왈가왈부하는가.’ 물음 앞에 작가는 힘없이 답한다. “어쩌면 누군가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그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희망까지는 아니어도 잠시나마 삶의 위안이 되기를 바라면서. 끝내 무력감을 드러내더라도 말이다.” 읽을 이유이기도 하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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