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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아이들 위해 써달라".. 3억7000만원 놓고 사라진 천사

김동욱 입력 2021. 01. 1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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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북 전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을 찾은 한 남성은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3억7080만원이나 되는 거액의 기부금을 건넸다.

그는 특히 이 기부금이 "임실지역에서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할 뿐 자신의 이름과 성별, 나이, 직업 등 모든 신상이 외부로 드러나길 원치 않았다.

김달봉은 2019년 말과 지난해 말 부안군청을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1억2000만원씩을 기부한 이와 같은 이름이지만 그 역시 가명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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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 100도 돌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주 오거리문화광장에 설치한 사랑의온도탑 수은주가 14일 100도를 넘어섰다.
14일 전북 전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을 찾은 한 남성은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3억7080만원이나 되는 거액의 기부금을 건넸다. 그는 특히 이 기부금이 “임실지역에서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할 뿐 자신의 이름과 성별, 나이, 직업 등 모든 신상이 외부로 드러나길 원치 않았다. 다만, 고향이 임실군 삼계면이라는 사실만 공개했다.

그는 최근 ‘정인이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아동 학대 등 문제에 안타까움을 느끼다 못해 기부를 결심했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부금 사용처 등을 상세히 적은 기탁서 한장을 통해 ‘임실군에 거주하는 조손가정과 한부모가정, 차상위계층 등에 1개월에서 5개월 동안 꾸준히 나누어 성금을 전해달라’고 지정 기탁했다. 이에 공동모금회는 임실군을 통해 기부자의 뜻대로 해당 가정 총 1182세대에 기부금을 나눠 전달하기로 했다.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이 늘어나 안타까운 상황에서 이름도 모르는 출향민이 큰 돈을 기부했다니 참으로 고맙고, 감동적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북공동모금회에는 앞서 지난 4일에도 익명의 독지가가 1억2000만원을 놓고 갔다. 40∼50대로 보이는 한 중년 남성은 5만원권과 1만원권 다발 1억2000만원을 담은 쇼핑백을 전달하고 유유히 사라진 것이다.

이 독지가는 “코로나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이웃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짧은 바람만 담담히 밝힐 뿐 자신의 인적사항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기부 확인서란에 ‘김달봉’이라는 이름을 남겼다. 가명이었다.

김달봉은 2019년 말과 지난해 말 부안군청을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1억2000만원씩을 기부한 이와 같은 이름이지만 그 역시 가명으로 밝혀졌다. 김달봉은 지난달에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외 계층을 위해 방역마스크 20만장을 기부했다. 공동모금회는 김씨를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익명 회원으로 등재하고 감사를 표했다.

이런 기부에 힘입어 전북공동모금회가 추진 중인 ‘희망 2021 나눔 캠페인’ 모금액이 전날 71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목표액 63억9000만원보다 7670만원이 많은 것으로, 사랑의 온도탑도 112도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1일 나눔 캠페인을 시작한지 45일 만이다.

전북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올해 성금 모금은 코로나19 사태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 등 여파를 감안해 목표액을 예년보다 낮췄고 이마저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며 “하지만 어려울수록 더 힘든 이웃을 도우려는 익명의 독지가들과 각계각층의 마음이 더해져 온도탑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번 성금 모금에는 앤아이씨와 국민연금공단, 참고을, 육육걸즈, 동우화인켐, 하림, 한국국토정보공사(LX), 호룡 등 많은 지역 기관·기업들의 참여가 잇달았다.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등 익명의 기부자들을 비롯해 13년째 자신들이 받은 장학금이나 중고 물품 등을 팔아 마련한 성금을 기부하는 초등생 남매, 12년간 장애수당 등을 모아 기부한 장애인 부부 등 개인 기부자들의 나눔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기부품도 현금은 물론 코로나19 시대 필수품이 된 마스크, 손소독제, 쌀 등 다양하다.

김동수 전북공동모금회장은 “전례 없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 손길을 펴는 기부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진행하는 나눔 캠페인에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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