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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년 전에도 창의적이었던 인류..인문학과 과학은 섞여야 한다 [책과 삶]

문학수 선임기자 입력 2021. 01. 1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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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창의성의 기원
에드워드 윌슨 지음·이한음 옮김
사이언스북스 | 272쪽 | 1만9500원

낭만주의 시대로 불리는 18세기에는 ‘천재성’이라는 개념이 유행했다. 그 전통을 이어받은 ‘낭만주의 미학’은 천재의 손끝에서 예술의 걸작이 탄생한다고 여겨왔다. 물론 이를 전적으로 부정하긴 어렵다. 예술사의 과거와 현재를 돌이켜 보자면, 걸작의 창조자들이 왠지 비범하거나 특출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천재성이라는 개념을 유보하고 ‘창의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오늘날 인류를 다른 동물과 구별짓는 특징으로 여겨지는 창의성은 18세기 후반에 천재성에서 분리되기 시작했고, 1950년대 들어서야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 떠올랐다. 저자인 에드워드 윌슨(92)은 이 분야 석학이다. ‘사회 생물학’의 거목이며, 개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창의성의 ‘키메라적 특성’에 주목한다. 그는 “인류는 키메라 종(種)”이라고 말한다. 알려져 있듯이 ‘키메라’(키마이라)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다. 머리는 사자, 몸통은 염소, 꼬리는 뱀으로 이뤄져 있다. 이렇듯 창의성은 다양한 복합체이며 시원(始原)은 아득하다. “이미 수십만년 전 현재 모습으로 완성된 뇌와 신체,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감정, 중세에 형성된 관습, 명확한 의미도 목적의식도 없이 신 같은 능력을 휘두르는 기술”에서 유래한다.

저자는 창의성은 “100만년 전에 태어났다”는 파격적 주장을 내세운다. 또 “과학과 인문학도 창의성을 낳는 동일한 뇌 과정에서 기원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책은 창의성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서로 분리된 역할을 해온” 인문학과 과학이 “섞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5년 국내에서도 번역·출간된 저자의 역작 <통섭>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인문학과 과학의 통섭이 책의 마지막 방점이다.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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