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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 지방간, 괜찮다지만 10명 중 1명 간경화·간암으로 진행

박효순 기자 입력 2021. 01. 1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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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처럼 국내서도 증가 추세
담낭 용종 발생 위험률 높여
간경화 땐 치료법 '간 이식'뿐
단백질 충분히 섭취하고
밀가루 등 탄수화물 줄여야

[경향신문]

과도한 음주에 의한 ‘알코올 지방간’의 비율이 줄고 비만·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과 연관된 ‘비알코올 지방간’이 국내에서도 증가 추세이다. 지방간이 과다하면 간염으로 진전될 수 있다. 이미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인한 간염은 비만인구가 많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에서 간경화와 간암의 주요 원인 질환으로 보고된다.

간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인 경우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간을 꺼내어 무게를 재기 어렵기 때문에 초음파를 찍어 음영을 비교하면 지방간의 부피가 계산된다. 지방간은 대부분의 경우 무증상으로 지내기 쉽다. 또 겉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피로감과 전신 권태감, 오른쪽 윗배의 통증이 느껴질 경우 지방간일 가능성이 높다.

지방간을 줄이고 지방간염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식이요법 및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식이요법으로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되 설탕이나 도정을 많이 한 쌀, 밀가루 등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차례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비알코올 지방간은 대부분 양호한 경과를 갖지만 약 10%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한다”면서 “지방간은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있어 당뇨,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경우 간 조직 내 지방 축적을 감소시키거나 염증반응을 억제시키는 약물만 일부 나와 있을 뿐이다. 간경화로 악화됐을 때는 간이식 외에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행을 막을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은희·이기업 교수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있는 쥐의 간세포에서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SMS1)’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간 조직에 염증과 섬유화가 나타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고 교수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밝힌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의 역할은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에서도 재확인됐다. 공동연구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립연구소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서 간암으로 발전해 간이식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간 조직을 분석한 결과 모든 환자에게서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이 담낭 용종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간의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담낭 내부에서 돌출하는 모든 형태의 종괴를 의미하는 담낭 용종은 비종양성 용종과 종양성 용종으로 분류된다. 콜레스테롤 용종과 같은 비종양성 용종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치 않으나, 종양성 용종이 치료되지 않고 방치될 경우 담낭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담낭 용종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학술지에 실린 서울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안동원·정지봉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지방간을 가지고 있는 경우 담낭 용종이 발생할 위험이 약 1.4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 지방간에 해당할 경우에는 종양성 용종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5㎜ 이상의 큰 담낭 용종 발생 위험이 최대 2.1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원 교수는 “담낭 용종은 비만한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담낭과 가까운 간 내 지방 또한 담낭 용종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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