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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 불같은 산틸리 감독, 정지석-임동혁 조련한 부드러운 '면담 리더십'

계양|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입력 2021. 01. 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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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KOVO 제공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56)은 코트 위에서는 ‘열혈 승부사’로 유명하다. 팀의 득점과 실점에 큰 포즈로 감정을 표현하고 심판의 판정에 대해서도 맞지 않는다 싶으면 크게 항의한다. 지난달 31일 수원에서 한국전력과 맞붙다 거세게 항의해 퇴장명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전언으로는 평소 연습장에서는 차분한 편이다. 이탈리아인의 기질 때문인지는 모르나 자상할 때는 굉장히 자상한 면모를 보여준다. 산틸리 감독의 세심함을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는 바로 그가 즐기는 선수들과의 개인 면담이다.

산틸리 감독은 팀 미팅 못지않게 선수들과의 개인적인 면담도 즐긴다. 한 번 할 때 그 시간은 길지 않지만 조금씩 여러 선수와 자주 만난다. 선수와 면담을 하면서 선수와의 비밀도 쌓는다.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만난 산틸리 감독은 라이트 임동혁과 했던 면담 내용을 공개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그건 비밀”이라며 말을 맺었다.

주로 선수의 기를 살리면서 필요한 부분을 짚어내는 식이다. 선수도 평소 감독의 전술에 의견을 내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이 면담 시간을 이용한다. 외국인 선수 안드레 비예나의 공백으로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는데도 선두를 지키는 선수들의 힘든 이러한 교감에서 나온다.

최근 기량이 급성장한 레프트 정지석과 라이트 임동혁이 최대 수혜자다. 산틸리 감독은 최근 몇 경기에서 임동혁이 결정적인 순간 범실을 내자 면담을 이용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이라고 밝힌 산틸리 감독은 “중요한 상황에 대해 경기 할 때 범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마이클 조던도 경기 막바지 실수를 많이 했다. 그건 스포츠맨으로서의 삶”이라고 말했다. 결국 임동혁은 자신을 다잡고 이날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5세트 13-13에서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 두 개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임동혁은 면담 내용에 대해 “감독님이 ‘네가 살아야 팀이 산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며 “결정적인 순간에 안 좋은 모습이 좀 나왔는데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성장하는 단계라 생각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정지석은 자신의 생각을 면담을 통해 표현했다. 정지석은 외국인 선수가 없을 때 팀이 약점을 드러내는 상황이 ‘하이볼’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공격 점유율을 높여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정지석의 건의는 전술로 이어졌고, 정지석은 공격종합 1위를 달리고 있다.

정지석은 “감독님과의 면담으로 정신무장도 새롭게 하고 있다”며 “범실이 많아지는 부분에 대해 체력 이야기를 했더니 ‘네 지표는 공수 모두 상위권이다. 체력문제는 핑계일 뿐’이라고 해주셔서 핑계를 찾지 않고 스파이크 코스에 집중하자고 생각해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트에서는 불같지만, 면담에서는 부드러운 물 같은 산틸리 감독의 냉온 양면작전에 대한항공 선수들은 더욱 단단히 다져지고 있다.

계양|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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