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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읽는 5가지 열쇳말

채인택 입력 2021. 01. 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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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이란 무엇인가
폴 너스 지음
이한음 옮김
까치

생명의 본질은 오랫동안 인류의 화두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류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팬데믹 시대에 생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영국 생물학자인 지은이는 생명의 본질을 세포·유전자·진화·화학·정보라는 다섯 단계로 설명한다. 세포는 분열을 통해 증식·생존하며 유전정보를 복제·전달함으로써 자신과 닮은 자손을 계속 남긴다. 지은이는 이런 ‘세포 주기’의 핵심 조절인자를 발견해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유전은 오늘날 ‘첨단’ 이미지를 주지만 시작은 소박했다. 19세기 가톨릭 사제 그레고어 멘델은 완두콩을 7년간 관찰하고 실험해 유전 현상을 발견했다. 지은이가 1981년 체코 브르노의 아우구스티누스파 수도원을 찾았더니 콩밭은 생각보다 컸고 멘델은 그곳에서 완두 식물 1만 그루를 조사하기도 했다. 끈기와 집념의 결과다. 멘델의 연구가 관심을 끈 건 한 세기가 지나서였다. 찰스 다윈도 금어초를 교배하다 비슷한 현상을 관찰했지만 관심을 두진 않았다.

생명의 정보를 담는 DNA 이중 나선 3D 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주목할 점은 인간 유전자 수만 개는 성별·인종·종교·사회계층과 상관없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지은이가 “전 세계의 사회는 모든 인간이 이렇게 평등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진화라고 하면 1859년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을 연상하지만 사실 선구자가 있었다. 18세기 프랑스 과학자 장바티스트 라마르크는 종들이 서로 연결됐다고 주장했다. 다윈의 할아버지인 의사 이레즈머스 다윈도 모든 생명이 단순한 조상에서 발전했다고 믿었다. 다윈은 2년간의 항해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라는 과학 개념을 내놨다.

지은이는 생명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면 유전자는 일정 형태를 유지하는 항상성과 혁신할 능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프랑스어 과목에서 여섯 번이나 떨어져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다. 양조장 실험실에 취직해 꾸준히 효모를 배양했는데, 능력과 적성을 눈여겨본 상사가 대학 당국을 설득해 진학시켰다. 그는 30년 뒤 효모 연구로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고 프랑스어로 수상 연설을 했다.

지은이는 ‘화학 반응은 생명으로서 세포의 표현’이라는 루이 파스퇴르의 말에 매료됐다. 세포의 다양한 화학반응을 ‘대사’로 부른다. 그 연구는 알코올, 발효식품뿐 아니라 수많은 의약품, 화학물질 개발의 동력이 됐다.

지은이는 ‘생명은 정보’임을 강조한다. DNA 정보는 생명의 화학작용을 조절하고 끄거나 켜는 기능도 한다. 인간의 수만 개 유전자 중에서 항상 켜진 건 4000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기관별 쓰임새에 따라 켜지거나 꺼진다.

이처럼 생명의 화학적·정보적 토대를 더욱 깊이 이해할수록 본질에 접근하는 건 물론 생명 활동에 개입하는 능력도 강화된다고 지은이는 믿는다. 인류는 생명에 대한 이해를 통해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비롯한 각종 도전에 과학적으로 응전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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