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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하며 정직하고 순박한 크림반도

김홍준 입력 2021. 01. 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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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견문록 1·2
크림반도 견문록 1·2
예브게니 마르코프 지음
허승철 옮김
나남

많이 들어봤으되, 잘 들여다보지 못한 크림반도. 러시아에서 손꼽히는 기행문학인 이 책은 크림을 애정스럽게, 샅샅이 훑는다.

원작자의 눈에 크림은 ‘순결하며 정직하고 순박’한 곳. 크림의 스텝·산·바다에 대한 묘사가 세밀하다. ‘온갖 색의 벽옥(碧玉)이 흘러내리고, 바람과 비로 뜯어 먹혀 벗겨진 바위산’처럼. 그곳에서 만난 호홀(우크라이나인)과 타타르인, 그리스인 등 사람에 대한 표현은 정밀하다. ‘소러시아인들의 길면서 조금 구부러진 콧등과 심각하면서 집중하는 시선’처럼. 이 책은 크림의 자연지리뿐만 아니라 민족과 문화, 전쟁과 정책에 대해서도 사유하니 단순한 여행안내서가 아니다.

1873년 세상에 나온 원작은 ‘이제야’ 번역됐다. ‘이제야’라는 말은 지난함의 다른 표현이다. 크림에서 7300㎞ 떨어진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역자가 단 각주가 즐비하다. 25쪽 분량의 1장만 해도 각주가 39개다. 우크라이나 대사를 지낸 역자 허승철 고려대 교수는 “사전만으로 번역하기에 벅찬 역사적, 박물지적 사실이 매우 많다”고 했다.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이런다. “누구도 크림에 대해 이와 유사한 책을 쓴 적이 없고, 가까운 장래에도 없을 것이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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