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교습·마사지·명품쇼핑..어느 부회장님의 호화 가택연금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華爲)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맏딸 멍완저우(孟晩舟)가 호화로운 가택 연금 생활로 또 구설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멍완저우는 이미 충분히 편안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데도 (감시를 위한) 경호원 없이 외출할 수 있게 해달라는 등의 추가 요구 사항이 많다”고 비판했다. 화웨이 부회장으로 올해 48세인 멍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이후 800만 달러(약 87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현재 가택 연금 상태다. 런 회장이 전 부인 사이에서 낳은 멍완저우는 어머니 성(姓)을 따랐다.
NYT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밴쿠버의 고급 주택에 거주하며 그림 그리기 개인 교습을 받으며, 정기적으로 마사지사를 불러 피부 관리를 한다고 한다. 외출이 허가될 때는 명품 샵에서 그만을 위해 준비된 개별 공간에서 쇼핑을 즐긴다고 NYT는 보도했다. 지난 크리스마스엔 그만을 위해 오픈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별도의 10명의 손님과 함께 만찬을 했다고 한다. NYT는이번주 진행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법원 보석 심리에서 이런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멍 부회장은 가택 연금 조건을 완화해달라는 이유로 "좋은 엄마가 되고, 아이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역시 화웨이 출신인 류샤오쭝(劉曉棕)과 혼인 상태다.
가택연금이라고 해서 24시간 내내 집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집을 나설 경우엔 경호원을 동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멍 부회장이 위치 추적을 위한 전자 발찌를 착용하고 외출하는 모습은 수차례 공개됐다. 그는 치마를 입고 명품 구두를 신으며 전자 발찌를 외려 강조하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화웨이 부회장으로서 강단있는 모습을 보여온 그가 미국과 캐나다 당국에 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됐다.
멍 부회장 측도 그러나 할 말은 많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협박 편지가 수차례 자택으로 배달됐다고 한다. 멍 측 감시 경호를 책임지는 더그메이너드라이온스 게이트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얘기다. SCMP에 따르면 메이너드는 “지난해 6~7월 협박편지 대여섯통이 배달됐으며 일부엔 총알도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멍 변호인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도 위험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NYT는 “코로나19가 옮을 위험이 있으니 경호원 동반 요건을 완화해달라는 게 멍 측의 요구”라며 “그러나 외출하며 음식을 나눠 먹는 등의 행위를 하는 멍 부회장 측에서 할 얘기는 아닌 듯하다”고 덧붙였다.
경호업체 비용은 멍 부회장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경호 비용은 연 160만 달러(약 17억원)에 달한다고 SCMP는 전했다.
멍 부회장은 2018년 12월 홍콩에서 멕시코로 여행을 가던 중 경유지였던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미국은 멍 부회장이 화웨이 경영 과정에서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신병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도 이후 다수의 캐나다인을 구속했는데, NYT는 이를 두고 “보복 성격”이라고 풀이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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