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망신, 역사에 남긴다" 의회 난입 증거 모으는 美박물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지난 6일(현지시간) 의회 난입 사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남기고 간 물품을 수집하고 나섰다. 연방의사당이 시위대에게 점거당했던 초유의 순간을 역사에 ‘박제’하기 위해서다.
지난 8일 스미스소니언 국립역사박물관 관장인 안테아 하티그는 “미국 정치의 모든 측면을 기록해야 한다는 깊은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고통과 가능성을 모두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이어 “큐레이터들은 미래 세대가 1월 6일에 일어난 사건과 그 여파를 기억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물품들을 수집하고 있다”면서 "물품을 매입할 때 참고할 수 있게 사진과 설명을 박물관의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대변인은 14일 CNN에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측은 이미 의회 난입 사건과 관련된 물품을 수집해 분류하고 있다”며 “수집된 물품은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 문구나 부정 선거 주장이 적힌 피켓과 포스터부터 각종 의류와 미국 국기까지 다양하다”고 밝혔다. 이 분류과정에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영구 소장품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들은 다른 박물관 등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미 연방의회도 폭동 현장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는 데 적극적이다. 미 하원 행정위원회가 스미스소니언 측과 협업해 의사당 내부 잔류물들을 분류해 옮기고 있는데, 파손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명패 등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비영리단체인 미국 의사당역사회의 제인 캠벨 회장도 WP에 “폭도들에 의해 파손된 물건을 보면 화가 나고 안타깝다”며 “하지만 그들이 두고 간 모든 것들을 보존하고 연구해 우리가 뭘 배웠는지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9·11 테러 당시 물품의 공식 보관소이기도 한 스미스소니언 국립역사박물관은 지난해 6월엔 인종차별 항의 시위(BLM)와 관련된 물건을 수집하기도 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년째 미궁에 빠진 울산사건,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
- "평당 1억에도 대기 넘쳐"…'강남 황족' 인증서 준 文정부
- ‘옆집 아저씨도 했다는데…’ 5060 남성 눈썹문신 열풍
- "내가 미쳤다고?"…'나홀로 집에' 꼬마 향한 쓸데없는 걱정
- “검찰과 권한 다툼에만 치중, 경찰 책임수사 역량 의문”
- 개인교습 받고 명품샵 쇼핑…차원 다른 멍의 럭셔리 가택연금
- 김종인 "안철수 뭐 그리 대단해…국민의힘 후보가 이긴다"
- [단독] 5인 모임·밤9시 취식 금지 유지 유력…오늘 최종결정
- 정청래 난데없는 '방통대 로스쿨법'…사시부활론 들쑤셨다
- 노숙자에게 침낭 1만6000개…日 '침낭 아저씨'의 슬픈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