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하든 장착' 브루클린, 우승에 전부를 걸었다

양형석 입력 2021. 1. 1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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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 NBA] 선수 4명, 지명권 7장 내주고 3년 연속 득점왕 영입

[양형석 기자]

한 팀이 11명이나 되는 축구와 한 경기에 평균적으로 15명 내외의 선수가 출전하는 야구 경기에서는 특정 스타플레이어 1,2명의 활약이 좋다고 해서 팀 성적이 크게 좋아지진 않는다('출루머신' 김태균을 보유했던 한화 이글스가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던 게 대표적인 예다). 종목을 막론하고 이적시장에서 소위 '대어'로 불리는 선수들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고 해도 중·하위권 팀으로의 이적을 좀처럼 꺼리는 이유다.

하지만 주전 선수 5명이 뛰는 농구는 다르다. 팀을 이끌어가는 핵심선수 2~3명이 확실한 중·하위권 구단들은 약점으로 지적되는 포지션에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 한두 명만 가세한다면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물론 스타 선수를 새롭게 영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봉을 써야 하고 경우에 따라 팀 내 유망주나 신인 지명권을 트레이드 상대팀에게 내주기도 하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희생이다. 

이번 시즌엔 동부 컨퍼런스의 브루클린 네츠가 가장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브루클린은 14일(이하 한국시각) 휴스턴 로키츠와 인디애나 페이서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포함된 4각 트레이드를 통해 최근 세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던 '털보네이터' 제임스 하든을 영입했다. 기존의 원투펀치 케빈 듀란트와 카이리 어빙에 하든을 영입해 '슈퍼팀'을 결성한 브루클린은 이번 시즌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슈퍼팀' 결성해 파이널 우승 달성한 구단들

NBA에서 '폭풍영입'을 통해 화려한 선수구성을 만들어 우승에 도전한 팀은 예전부터 적지 않았다. 하지만 NBA에서 '슈퍼팀'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07-2008 시즌의 보스턴 셀틱스가 그 시작이었다. 프랜차이즈 스타 폴 피어스가 버틴 팀에 최고의 공수겸장 빅맨 케빈 가넷과 역대 최고의 슈터 레이 알렌을 영입한 보스턴은 2007-2008 시즌 파이널에서 LA레이커스를 4승 2패로 꺾고 22년 만에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대에는 '킹' 르브론 제임스(레이커스)의 '반지원정'이 시작됐다. 제임스는 2010년 드래프트 동기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와 마이애미 히트에서 뭉쳐 4시즌 연속 파이널에 진출해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고향팀 클리블랜드로 복귀한 제임스는 카이리 어빙(브루클린), 케빈 러브(클리블랜드)와 함께 또 다른 '빅3'를 결성해 2016-2017 시즌 커리어 세 번째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제임스가 동부 컨퍼런스에서 슈퍼팀을 만들고 있을 때 서부 컨퍼런스에는 제임스의 팀을 능가하는 수퍼팀이 탄생했다. 바로 '황금전사군단'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였다. 2015-2016 시즌 파이널 우승팀 골든스테이트는 2016-2017 시즌 우승이 무산되자 NBA 최고의 득점기계 듀란트를 영입해 스테판 커리, 클레이 탐슨과 함께 무시무시한 '빅3'를 결성했다. 빅3가 가동된 세 시즌 동안 골든스테이트의 정규리그 승률은 무려 .740(182승64패)이었다.

2018년 레이커스로 이적한 제임스는 이적 첫 시즌 55경기 출전에 그치며 팀의 반등을 이끌지 못했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2019년 이적 시장에서 론조 볼과 브랜든 잉그램, 조쉬 하트(이상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같은 핵심 유망주들을 대거 내주고 리그 최고의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를 영입했다. 그리고 제임스와 데이비스는 2019-2020 시즌 최고의 호흡을 선보이면서 레이커스를 통산 17번째 파이널 우승으로 이끌었다.

브루클린은 이미 2010년대 중반 전성기가 지난 케빈 가넷과 폴 피어스, 제이슨 테리 같은 노장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우승에 도전했다가 커다란 실패를 경험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당시 브루클린에게 노장 선수들을 내주고 다수의 신인 지명권을 확보했던 보스턴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제일런 브라운, 제이슨 테이텀 같은 유망주들을 지명했고 이들은 현재 보스턴을 이끄는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듀란트-어빙-하든은 조화 이룰 수 있을까

2010년대 중반 노장 선수들을 수집했다가 큰 낭패를 봤던 브루클린은 2010년대 후반 두 번째 승부수를 던졌다. 2019년 7월 무려 3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거액을 투자해 골든스테이트를 떠난 슈퍼스타 듀란트와 외곽슛과 골밑 돌파를 겸비한 공격형 가드 어빙을 동시에 영입하며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를 구성한 것이다. 여기에 리바운드왕 출신 센터 디안드레 조던까지 데려와 골밑을 강화했다.

하지만 브루클린과의 계약 당시부터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았던 듀란트는 수술을 받으며 2019-2020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어빙 역시 부상으로 지난 시즌 20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브루클린은 지난 시즌 20.6득점을 기록한 스펜서 딘위디를 비롯해 조 해리스, 자렛 앨런(클리블랜드), 캐리스 르버트(인디애나)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동부 컨퍼런스7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이번 시즌에도 브루클린은 듀란트가 비교적 건강하게 코트에 복귀했지만 어빙이 이유를 알 수 없는 개인사정으로 7경기 만에 팀에서 이탈하면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브루클린은 4명의 선수와 7장의 지명권을 사용하는 출혈을 감수하며 휴스턴에서 의욕을 잃어버린 하든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2년 전인 2018-2019 시즌을 기준으로 듀란트-어빙-하든의 평균득점 합계는 무려 85.9점이었다.

하든의 가세로 브루클린의 전력이 막강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슈퍼스타 3명이 한 팀에 모였다고 무조건 파이널 우승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세 선수가 서로의 개인득점과 출전시간, 볼 소유권 등을 양보하며 승리를 위해 희생하지 않는다면 브루클린의 전력상승효과는 예상보다 적을 수도 있다. 딘위디의 부상과 르버트, 앨런, 프린스(클리블랜드), 로디온스 크루스(휴스턴)의 이적으로 벤치전력이 급격히 약해진 것도 브루클린의 약점으로 꼽힌다.

하든 영입을 위해 집안의 기둥뿌리를 뽑은 브루클린은 당장 이번 시즌 무조건 파이널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 하지만 동부 컨퍼런스에는 브루클린 외에도 밀워키 벅스와 필라델피아 76ers, 인디애나, 마이애미처럼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과를 올렸던 강호들이 즐비하다. 과연 듀란트와 어빙,하든으로 구성된 빅3는 이번 시즌 브루클린을 우승으로 이끌며 또 하나의 '성공한 슈퍼팀'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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