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부산교육감 "인성·협력 미래형 인재 키워야"
전국 유일 환경교육도시 환경체험교육관 조성
남극에 고등학생, 교사 파견 계획
내 아이는 물론 모두의 아이를 위해 코로나 방역수칙 준수
■ 방송 : 부산CBS '라디오매거진, 부산' 표준FM 102.9MHz(11:05~12:00)
■ 방송일 : 2021년 1월 16일(토)
■ 진행 : 이은정 PD
■ 출연자 :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 김석준> 반갑습니다.
◇ 이은정> 교육감에 재선되시고 벌써 2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돌아보면 어떠세요?
◆ 김석준> 그동안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보람 있는 일도 있었는데요. 무엇보다도 부산 교육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낮았었는데 지난 6년 반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부산 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나 신뢰가 상당히 높아졌고 교육 가족들도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떨어져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굉장히 강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결국 시민들이 부산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성원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 이은정> 지난해 코로나19 초유의 사태였습니다. 개학 연기, 수능일도 연기됐고 교육 현장에서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할 수밖에 없었는데 오랫동안 교육에 몸담아 오셨잖아요. 처음 겪는 일이 셨을 텐데 어떠셨나요?
◆ 김석준> 코로나19처럼 팬데믹이 오는 것도 처음이었고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요. 보통 정상적으로 학교 가서 선생님과 공부하고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인데요. 그래서 등교 자체가 연기되고 수업도 온라인으로 하는 초유의 경험이었는데요. 솔직히 처음에는 준비가 안 된 측면이 있어서 선생님들도 힘들어하시고 학부모들은 집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생활해야 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친구도 못 만나고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수업에 다들 힘들었는데 후반기로 가면서 나름대로 안정됐던 것 같고요. 어려움 속에서도 부산의 경우 우선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인프라들을 원격수업지원센터를 만들어 빨리 보충했습니다. 예를 들어 태블릿PC를 3만대 가까이 필요한 학생들한테 대여하고 인터넷이 잘 안 되는 곳에 '에그'라고 해서 인터넷 무선용 기기 8천300대를 구입해 학생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온라인 수업도 유행이 크게 3가지인데요. 과제 제시하는 형이 있고 학습자료를 보여주는 즉 교육방송을 털어주는 형이 있어요. 그리고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하는 이런 3가지가 있는데 저희는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원칙으로 해서 초반부터 준비했고 그래서 처음에는 선생님들이 부담스러워하고 불만도 조금 있었는데 일찍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보면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다른 지역은 쌍방향 실시간 수업이 15% 정도 나오는데 부산은 80% 이상 진행됐어요. 학부모님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큰 불만이 없을 정도로 나름대로 온라인 수업은 성과가 있었죠. 제가 감히 자부하자면 K방역 못지않게 K교육도 아주 모범적인 내용을 채우고 있었고 특히 부산이 가장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 이은정> 아무래도 걱정되는 게 학력 격차 아니겠습니까? 개인의 능력이나 가정환경에 따라 격차가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 김석준> 학력 격차 문제를 언론에서 제기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조사해 분석한 것은 저희 교육청에서 처음 했었습니다. 지난해 6월 교사를 대상으로 실제 어떤지를 조사했고 하반기에는 부산대 전문 연구기관에 용역을 줘서 실제로 학력 격차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니 실제 우려했던 대로 격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기 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갖춘 학생들은 오히려 조금 더 상향한 데 반해 중간층이 많이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나 사실 우려하고 있는데요. 실제 조사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도 미리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력 격차가 사회적 경제적 차이도 있지만 온라인 학습과 관련해 집에서 보살펴줄 사람이 있는지 아니면 필요한 인프라가 돼 있는지에 따라 차이도 나고 자기 주도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우선 온라인 때문에 나타나는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에 가게 되면 확인해서 피드백하고 조금 부족한 학생들은 예비 교사들 즉 교육대, 사범대 학생들과 일대일로 매칭해 지원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선생님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을 하는 수업 모델들을 계속 공개해 좋은 방법들을 서로 찾아가게 하는 등 여러 가지 대응 방법들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격차가 현실적으로 나타나지만 줄이기 위한 노력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이은정> 어떻게 학생들에게 온라인상으로 공평한 배움을 나눌 수 있을 것인가? 이게 공교육의 고민해야 할 역할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김석준> 실제로 온라인뿐만 아니고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면서 부산에서 시도하고 있는 것은 블렌디드 러닝(온·오프라인 혼합형 수업)이라고 해서 말 그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용해서 수업하고 수업 방식을 바꾸는 겁니다. 이전에는 선생님들이 칠판에 분필로 써서 지식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블렌디드 러닝은 초단거리 빔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전자칠판이나 스크린을 활용하고 녹화기구 등을 동원해 말 그대로 칠판이 아니라 클라우드에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바로 불러와 실시간에 다양한 화상들을 동원하거나 또는 수업이 이뤄진 것은 바로 녹화해서 우리 학생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다시보기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수업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는 다양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은 지난해 30%, 올해 1학기까지 100% 해서 모든 교실, 부산의 만3천개 교실에 블렌디드 러닝이 가능한 교실을 구축할 준비를 실제로 하고 있습니다. 수업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전처럼 선생님이 칠판에 적고 아이들이 받아쓰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아이들도 참여하고 선생님도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혁신적인 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말 그대로 미래 교육이 앞당겨져 실현할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습니다.
◇ 이은정>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야에서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도 마찬가지인데요. 앞으로 감염병과 재해·재난 등 비상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요?
◆ 김석준> 학교에서 학생들이 감염되는 경우는 있지만 주로 가족들을 통해 감염되고 학교 안에서 확산하는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그만큼 학교가 방역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고 역으로 학교가 오히려 안전한 곳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하고 있는데요. 부산시 등 방역당국과 협력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맞게 학사 운영을 융통성 있게 해갈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학교 안에서의 방역 체계를 잘 갖춰 학교가 더 안전한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은정> 이번 코로나 사태로 환경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12년 만에 환경 교사를 신규 임용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까운데요. 앞으로 환경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요.
◇ 이은정> 올해 특별히 추진하실 역점사업은 무엇인가요?
◆ 김석준> 올해 역점사업은 4가지 정도를 설정하고 있는데요. 첫째는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융합교육'입니다. 블렌디드 러닝이라든지 블렌디드 러닝을 뒷받침하는 ‘부산에듀원 학습플랫폼’을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더 나아가 아이들 맞춤형 교육까지 하는 미래 교육을 준비하고 있고요. 둘째는 ‘지속가능한 생태·해양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 생태교육의 필요성 특히 부산은 해양수도이니 만큼 학생들이 해양에 대한 관심과 도전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는 남극에 학생들을 파견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칠레와 협약이 돼 부산에서 고등학생 4명, 교사 1명을 파견해 남극 체험하게 하고 이를 계기로 해서 남극에 대한 관심, 해양에 대한 보다 원대한 꿈을 기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셋째는 ‘삶을 디자인하는 진로진학교육’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진로에 대해 인식하게 하고 중학교는 진로 탐색을 하게 하고 체험도 해보고 고등학교에서는 직접 진로를 설계하는 이런 단계로 나눠 진로 진학에 대해서도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틈새 없는 학교 안전망’을 만들겠습니다. 두 가지 의미인데요. 하나는 코로나 사태 등에 잘 대응하는 것이고 하나는 기초학력은 한 명도 빠짐없이 누구나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은정> 지난해 부산시교육청이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았습니다. 2017년도에는 최고 등급을 받아 교육감께서 자랑하셨는데 이것도 보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석준> 2014년 16등에서 3년 만에 1등까지 올라갔는데 그 이후에도 2~3등 계속 유지를 했었는데 솔직히 청렴에는 자신 있다고 생각해 이미 제도화되고 안정권에 들었다고 판단했어요.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에 집중하느라 청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못 챙겼는데 역시 방심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고요. 이번에는 평가 방식이 달라졌어요. 이전에는 여러 영역을 다 봐서 종합평가를 했다면 지금은 시설이라든지 몇 개 영역만 가지고 평가했는데 마침 저희가 그 부분에서 부실해 대단히 면목 없게 됐습니다. 저희는 짧은 기간에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올라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특히 청렴도를 회복하는데 많은 준비를 하고 제대로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은정> 학부모들은 학력 격차에 대한 우려가 크신 것 같고 우리 아이들 입장에서는 공부, 학습의 문제보다 코로나로 인해 친구들과 함께 뛰놀지 못해 아이들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까?
◆ 김석준> 참 쉽지 않은데요. 저는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육을 궁극적으로 옥죄는 것은 대학입시거든요. 대학 서열화 구조 속에서 꼭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인생을 살 것처럼 몰아가고 있는데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면서 이제는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지금처럼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갖고 행복하게 사는 이런 모델이 더 이상 실효가 없습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아이들 스스로가 살아가면서 직업을 10개 이상 바꿔야 하기 때문에 정답 잘 고르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협력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가는 능력을 미래 역량이라고 하는데요. 미래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그 안에는 인성도 있고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포함되는데 여태까지 입시 교육은 친구를 경쟁자로 만드는 구조였어요. 학교에서 뛰놀아도 결국은 내가 저 친구를 앞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구조였습니다. 그 구조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운데요. 그래서 지금 입시를 가까이 두고 있는 고등학생들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진학지도를 잘한다든지 또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잘 지원하되 지금 초등학교나 중학교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이 아이들에게는 미래 역량을 제대로 길러 공부만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가지고 인생을 그야말로 승리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주는 것 이렇게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산 교육은 두 가지를 다해야 합니다. 부산의 아이들은 미래에서 가장 잘 살아갈 수 있는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제 부모님도 이해하셔야 합니다. 세상이 자꾸 바뀌고 있는데 자기 경험에 따라 아이들을 끌고 가려고 하지 마시고 세상 변화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주시기를 꼭 부탁드립니다.
◇ 이은정>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의 전환점을 맞아야 할 시기이지만 여전히 수능,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교육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 김석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그렇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단지 부모님들이 그 변화를 잘 못 따라가고 있어요. 교육계 일각에서도 여전히 스카이 많이 보내면 좋은 교육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학부모님들도 이제 세상이 달라지고 있고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맞게 학부모들도 성장해야 됩니다. 교육청에서는 우선 교사들이 바뀌어야 하고 수업이 바꿔어야 되고 더 나아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도 준비하려 합니다. 이를테면 온라인 수업에 대해 학부모님들도 잘 아시고 어떻게 아이들을 도와줄 것인지에 대한 연수를 온라인상으로라도 계속 기회를 만들려고 생각 중입니다. 전체적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코로나로부터 감염이 안 돼야 하고 건강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내 아이만 건강하게 하려고 해서 건강이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학부모님들도 필요한 여러 가지 모임을 가지 않는다든지 하는 노력을 하셔야 하고 다른 아이까지 안전하게 지켜줘야 내 아이가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내 아이만이 아니라 모두의 아이를 위해서 모두가 함께 참고 서로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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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이은정 PD] ju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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