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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의 원인에 주목하는 의료

김영화 기자 입력 2021. 01. 16. 14:57 수정 2021. 03. 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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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3일 전신 방호복을 입고 수능을 치른 수험생이 있었다.

취재진의 질문에 '쿨내 진동'하는 답변으로 인터뷰까지 화제가 되었다.

'똑똑하게 잘 선택했네' '크게 될 놈이다'라는 댓글이 무성했다.

방호복 수험생은 2020년만의 해프닝으로 끝나겠지만, 질병이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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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격차〉
마이클 마멋 지음
김승진 옮김
동녘 펴냄

지난 12월3일 전신 방호복을 입고 수능을 치른 수험생이 있었다. 취재진의 질문에 ‘쿨내 진동’하는 답변으로 인터뷰까지 화제가 되었다. “걸리면 다 제 책임이잖아요. 어차피 국가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으니까.” 사람들은 크게 호응했다. ‘똑똑하게 잘 선택했네’ ‘크게 될 놈이다’라는 댓글이 무성했다. 아무리 방역 수칙을 잘 지켜도 걸리면 다 내 책임. 이 말이 감염병을 대하는 모두의 본심인 것 같아 웃을 수만은 없었다.

방호복 수험생은 2020년만의 해프닝으로 끝나겠지만, 질병이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기는 쉽지만 감염병 확산을 막지는 못한다. 콜센터, 택배 물류센터, 요양병원, 구치소 등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을 보면 병을 불러온 사회적 여건이 있었다. 질병의 원인의 ‘원인’에 주목해야 코로나19가 왜 취약계층과 더 가까운지 볼 수 있다.

‘기껏 환자를 치료하고서는 그가 병을 얻었던 환경으로 돌려보내는가.’ 저자는 의사이던 시절 괴리감을 느꼈다. 가난한 이민자의 복통, 가정폭력 피해자의 우울증은 약만 처방한다고 낫는 게 아니었다. 의료라는 건 실패한 예방이 아닌가. 그래서 역학과 공중보건학 연구를 시작했다. 왜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과체중과 비만이 증가하는지, 어디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기대여명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의 사회적 결정 요인을 분석한다.

건강 불평등 이야기를 하면 거대한 구조 앞에 종종 힘이 빠진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재무장관이 마음만 먹으면 아동빈곤을 줄일 수 있고 교육을 받을수록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통계로 증명한다. “충분히 피할 수 있는데도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이는 불의한 일이다.” 2017년 국내에 출판된 책이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읽히는 이유다.

김영화 기자 you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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