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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택이 만드는 '괜찮은 오늘'

김지혜 입력 2021. 01. 16. 14:57 수정 2021. 03. 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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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음악을 선곡했다.

한 곡이 다 끝나갈 무렵 "엄마, 인디음악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이런 풍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아." 아이의 목소리는 또렷하고 경쾌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아이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내 마음속에 들어온 선택을 하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결국 나의 선택으로 오늘이 채워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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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줄리 모스태드 지음 엄혜숙 옮김,
크레용하우스 펴냄

아이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음악을 선곡했다. 한 곡이 다 끝나갈 무렵 “엄마, 인디음악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이런 풍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아.” 아이의 목소리는 또렷하고 경쾌했다. 좋아하는 걸 선택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은 또 어떻고.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아이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오늘’이라는 제목 아래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오늘의 태양이 그려져 있다. “오늘은 뭐 할까?” “어디를 갈까?” “어떤 옷을 입을까?” 그림책 속 아이가 기지개를 켜고 하루를 시작한다. 옷장을 열듯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색깔·계절에 구애받지 않은 다양한 옷가지와 장신구가 가득 펼쳐져 있다. 장면 속에 있는 것들이 나의 옷장에 없더라도 독자는 이미 즐거운 마음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여름이라면 수영복과 밀짚모자, 겨울이라면 털 코트와 방울이 달린 털모자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꼭 계절과 형식에 맞는 옷차림이 아니어도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것, 지금 하고 싶은 것이면 된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소풍을 갈까? 아니면 아무도 없는 작은 섬에 가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무엇을 타고 가는 게 좋을까? 버스를 탈 수도 있고, 낙타를 탈 수도 있다. 기차놀이를 하듯 긴 줄을 잡고 걷는 그림도 그려져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장면 속에 없다면, 이야기를 보태도 좋다. 독자가 이야기를 만들어 즐기기에 충분한 책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내일

사람들이 사는 복잡한 도시를 지날 수도 있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다면 전시장 안의 그림 앞에 오래도록 서 있을 수도 있다. 꽃향기를 맡으며 선물할 사람을 떠올리기도 하고, 물고기와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도 된다. 신나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친구들과 함께 뜨거운 태양을 마주하며 흠뻑 물놀이를 하기도 한다.

내 마음속에 들어온 선택을 하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결국 나의 선택으로 오늘이 채워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늘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내일을 만드는 날이라는 것도 함께.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다. 줄리 모스태드의 〈오늘〉처럼 막 아침에 눈을 뜨며 하루를 시작하려는 아이의 마음처럼 말이다. 물론 좋아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에 균형의 시간은 존재하겠지만, 하루를 잘 보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늘 인사를 나누는 것처럼.

분명한 건 내가 좋아하는 것은 좋은 선택을 이끌어내고, 대체로 괜찮은 오늘을 만들어낼 테니까.

김지혜 (그림책서점 ‘소소밀밀’ 대표)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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