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사고 냈는데 음주 무혐의?
[앵커]
음주운전을 해서 사고를 냈는데 처벌을 받지 않았다, 실화입니다.
경찰이 음주 측정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음주운전자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심지어 이 운전자 측 보험사는 피해자에게 보험금 일부를 돌려 달라는 구상권까지 청구했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경찰이 피해자에게 적어도 사과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용덕 기잡니다.
[리포트]
유흥가 주변 도로를 지나는 승용차.
골목에서 튀어나온 차량과 충돌합니다.
[사고 피해자 : "전혀 피할 수도 없었고요. 아이들하고 와이프하고 다 있었는데 차 안에서 하도 (가해 운전자가) 욕설이 심해서 애들 귀 막고서 계속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당시 사고가 났던 현장입니다.
사고 운전자는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하려하자 욕설을 하는 등 거칠게 행동했고 경찰도 여러 명 출동했는데요.
결국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9%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황당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경찰과 사고 피해자 통화/음성변조 : "(가해 운전자가) 물로 입을 헹구지 않고 (음주) 측정을 했다 그 진술을 강력하게 해 가지고 (확인해 보니) 진짜로 물을 주지 않고 측정한 부분이 있어요.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거듭 항의하자 공을 검찰에 돌립니다.
[경찰과 사고 피해자 통화/음성변조 : "저희 (경찰) 결정이 의견이 이렇다 해서 그게 끝까지 가는 건 아니에요. 최종적인 것은 검사가 다 확인한다니까요."]
그러나 검찰도 역시 무혐의 처분.
가해자가 음주 전과까지 있었지만, 경찰이 음주 단속 지침을 어긴 탓에 증거가 안 된다는 겁니다.
경찰에선 사과 한마디 못 들었습니다.
[경찰과 사고 피해자 통화/음성변조 : "(아니 말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럼 저희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상관없어요 선생님은. 피해 차량인데 그냥 피해 차량으로 가는 거죠. (과실 여부나 이런 것도 달라지잖아요.) 그건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이) 논하지 않아요."]
가족까지 다치는 피해를 입었지만 가해자 측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일부를 되돌려 달라는 등의 구상권 청구까지 당했습니다.
피해자는 경찰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김유진
김용덕 기자 (kospir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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