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 느니까 증여세 중과한다고?..시장 모르는 여당

서혜진 2021. 1. 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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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세게 불수록 나그네가 외투깃을 더 여미는 법입니다. 증여세를 가중하면 다주택자들은 증여 대신 버티기에 들어갈 겁니다." 여당이 다주택자 매물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서울 강남 등 조정대상지역의 증여세를 할증과세하는 내용의 긴급대책을 정부에 제안해 시장의 반발만 사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은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주택자들의 편법 증여를 막기 위해 증여세 부담을 강화하는 내용의 긴급 대책을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자 시장 내 매물출회를 가로막는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또다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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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바람이 세게 불수록 나그네가 외투깃을 더 여미는 법입니다. 증여세를 가중하면 다주택자들은 증여 대신 버티기에 들어갈 겁니다."
여당이 다주택자 매물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서울 강남 등 조정대상지역의 증여세를 할증과세하는 내용의 긴급대책을 정부에 제안해 시장의 반발만 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규제 강화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다주택자 매물출회를 유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책 혼선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은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주택자들의 편법 증여를 막기 위해 증여세 부담을 강화하는 내용의 긴급 대책을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자 시장 내 매물출회를 가로막는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또다시 나오고 있다.

정부가 최근 논란이 된 양도소득세 완화 가능성을 일축한 뒤 다주택자들의 증여 움직임이 다시 커지자 여당은 곧바로 증여세 중과 카드를 꺼내들었다. 윤 의원은 "세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편법 증여가 급증하고 있다"며 증여 세부담을 높이는 내용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추가대책 긴급 제안문'을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게 전달했다. 긴급 제안에는 △조정대상지역의 증여세를 할증하고 △부담부 증여의 경우 비과세 혜택에 제한을 두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당은 다주택자들이 오는 6월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중과를 앞두고 집을 파는 대신 가족이나 친인척에게 증여하려는 움직임이 커지자 증여세 부담을 높여 매물 출회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매매 건수 대비 증여 건수 비중은 지난해 6월 13.3%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 등을 담은 7·10대책 이후인 지난해 11월 50.8%로 껑충 뛰었다. 이종훈 세무사는 "최근에도 다주택자들의 증여상담 문의가 꾸준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증여세 할증 등 증여세 부담을 높이면 다주택자들의 버티기를 부추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세무팀장은 "증여세 부담 확대가 매물 출회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양도와 증여 모두 줄어들면서 다주택자들이 '규제가 나오기 전 증여를 서두르자'는 심리와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라는 심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파이낸셜뉴스가 우 팀장에게 의뢰해 양도세와 증여세(성년 자녀 증여) 차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2주택자가 5년 전 10억원에 매수한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를 17억원에 판다고 할 경우 매각시점이 양도세 중과(올해 6월 1일) 이전이라면 3억3215만6440원, 이후에는 4억352만1140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반면, 배우자에게 단순증여시 2억7160만원의 증여세만 물면 된다.

우 팀장은 "증여세 과세 할증은 전형적으로 규제에 규제를 더하는 것"이라며 "바람이 세게 불수록 외투를 더 여밀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세무사도 "갈 곳 없는 유동성이 주식과 부동산에 흘러들어가고 있고, 안전자산인 부동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장 상황에서 규제일변도 정책으로는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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