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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훈수'에 휘둘리는 공매도.. 당정간 엇박자 행보 '눈살' [증시·정치 블랙홀 된 공매도]

김서연 입력 2021. 01. 17. 17:36 수정 2021. 01. 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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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재개 반대 목소리에
민주당 가세 정치 이슈로 번져
여당 입장 번복 '표심 겨냥' 지적
야당 "정치권은 논의서 빠져야"
금융당국은 압박에도 재개 고수
오는 3월 재개되는 공매도를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의 공매도 재개 반대에 민주당이 가세하며 정치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오는 4월 서울·부산 등 재보궐 선거를 앞둔 '정치훈수'라는 지적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며 당정 간 기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선거 앞두고 '정쟁' 비화된 공매도

17일 금융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재개 반대 목소리에 민주당이 가세하면서 정치권 이슈로 번지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최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인 만큼 신중히 접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당내에서는 양향자 최고위원과 박용진 의원 등이 공매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정부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선을 긋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증권당국이 신중히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간사인 성일종 의원도 "정치권은 논의에서 빠져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 내에서 공매도 금지 연장 주장이 나오는 것은 오는 4월 서울·부산 등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행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공매도 재개에 이견이 없었지만 최근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여야는 국회 정무위 회의에서 여야는 "공매도는 있어야 하는 제도"라며 공매도 재개를 합의한 바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권에서 공매도를 재개할 경우 자칫 주가 폭락으로 이어져 표심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매도 재개 여부는 9인으로 구성된 금융위원회 의결사항이다. 금융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등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또 기획재정부 차관, 금융감독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한국은행 부총재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압박'…이번에도 반복되나

금융당국은 여당의 공매도 금지 연장 압박에도 재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소신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기한이 내년 3월 15일로 연기됐는데, 그때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서 재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오는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또 최근 공매도 재개 논란이 일자 "지난 금요일(8일) 금융위 주간업무회의 시 금융위원장 발언과 11일 발송된 문자메시지 내용이 금융당국의 공식 입장"이라며 공매도 재개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정부 내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부 내 입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이다. 정 총리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사견을 전제로 "개인적으로는 좋지 않은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제도 자체에 대해서 원래 별로 그렇게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공매도 논란은 '주식 양도세 대주주기준 강화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10월과 비슷한 흐름이다. 당시 대주주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무산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의를 표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하고 재신임하기도 했다. 이때도 개인투자자들이 반발했고, 여당이 나서면서 대주주요건은 10억원으로 유지됐다.

정부 부처 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 부처 한 공무원은 "정부에서 고민 끝에 정책을 내놓으면 여당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번복하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표면적으로는 당정 의견을 조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요 정책들은 일방적으로 여당에 끌려가고 있다"며 "정책을 입안하는 입장에서 사기가 꺾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공매도 금지해야, 포퓰리즘도 싫어"

공매도를 둘러싼 당정 간 엇박자를 보는 개인들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공매도 연장에 대한 반대 입장은 좋지만 표를 의식해 정치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불만이라는 것이다.

개인투자자 A씨는 "여당이 주장하고 있는 공매도 금지 연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정책들이 난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다른 개인투자자 B씨는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는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금융당국이 증시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개입할 사안이 아닌데 여권에서는 선거 표심을 노리고 정치논리로 접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이후 통계자료에 나타나듯 지수는 오르고, 세수도 늘고, 기업가치도 올라가고 있다"며 "13년 만에 주식시장에 꽃이 피려는데 얼음물을 끼얹는 행위를 한다면 전적으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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