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는 직원들.. "회사의 개념이 달라졌어요"

윤은식 2021. 1. 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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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급변.. 불안한 샐러리맨
한 근로자의 재택근무모습.


#경기도에 서울까지 출퇴근하는 B씨는 오전 9시 출근 시간을 맞추려면 적어도 오전 5시30분에 일어나야 한다. 아침 출근길은 고난의 행군이다. 직장인들로 꽉꽉 들어찬 지하철은 여지없는 콩나물시루다. 하지만 코로나19가 B씨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재택근무 한 달, 출근 전쟁도 없고 편한 옷차림으로 집에서 일하니 세상 편하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바이러스가 노동환경을 눈에 띄게 바꿨다. 코로나19가 세계는 물론 한국 산업에도 대전환을 가져왔다. 완성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마주할 것 같았던 비대면 시대로의 변화, 정확히는 온라인으로 외부활동을 온택트(Ontact) 정착은 코로나19 감염차단을 위한 적극적인 재택근무 시행 등으로 예상보다 빨리 우리의 일상이 됐다. 산업환경이 대변혁기에 들어섰다는 평이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온택트가 재택근무, 화상회의 면접 등 노동환경의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온 해였다면 올해는 온택트의 일상화가 연착륙되는 원년이 되는 셈이다. 온택트는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에 연결을 뜻하는 온(On)을 합친 말이다. 코로나19는 가장 먼저 전통적인 대면 방식의 업무환경 변화를 이끌었다. 얼굴을 보며 일 하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는 온택트 형식의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고, 공기업들은 화상회의로 사업을 수주했다. 또 비대면 방식의 회의와 채용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스마트워크 환경 기반 재택근무를 공식 인사제도로 운영 중이다. 재택근무 운영 기업은 많지만 공식 업무로 인정한 곳은 현대모비스가 거의 유일하다.

재택근무 정착으로 기업들은 거점 오피스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한 한화시스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서울 여의도 사업장을 중심으로 장교동 신서동 판교 등 수도권 일대에 거점 오피스를 5곳으로 늘렸다. 직원들은 주 4회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오프라인 업무를 위해서는 주 1회 팀 전원이 출근하면 된다. 작년 2월 전사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SK텔레콤은 거점 오피스 외에도 디지털 기기 구매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또 최대 100명까지 동시 통화가 가능한 T그룹 통화, 그룹 영상회의 서비스 미더스(Meet Us) 등 비대면 서비스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개인과 기업, 정부 3가지 측면에서 재택근무의 긍정 효과를 분석했다. 개인의 경우 통근시간을 아껴 삶의 질 개선되고, 도심 직장과의 근접성이 덜 중요해 짐에 따라 거주비용도 절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기업은 우수 인재확보, 직원 구성의 다양성 제고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사무공간 유지비용도 절감할 것으로 봤다. 정부 입장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등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고 도시환경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 완화에도 긍정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는 취업 시장에도 비대면 바람을 불어넣었다. 작년 상하반기 대기업들은 인공지능 면접, 온라인 인 적성검사, 화상면접 등 비대면 채용을 적극 실시했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비대면 채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과 SK, LG 등 그룹사를 포함한 기업들도 비대면 채용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실제 삼성은 지난해 삼성공채 직무적성검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SK그룹도 지난해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도입해 취업준비생들에게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형태도 변화시켰다. 국외 현지 방문 등이 차단돼 수출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화상( 像)을 통해 수출 상담과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온택트 물류 혁신을 경험 중이다. 철도공사는 현지 출장이 어려워져 화상회의를 통해 수주지원 활동을 펼쳤고 그 결과 코스타리카 산호세 광역여객철도사업 수주에 한 발짝 다가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화상 세미나로 우즈베키스탄 상하수도공사와 상하수도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윤은식 쿠키뉴스 기자 eunsik8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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