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 야권 전체에 개방하자"..김종인 "그쪽 입장"

오세훈·나경원 출마로 경선 주목받자 단일화 주도권 신경전

[경향신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가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고 19일 요구했다. 국민의힘의 입당 요구를 거부하면서 입당하지 않고 당적에 상관없이 야권 단일화를 하자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러나 “그것은 안 대표 입장”이라며 바로 거부했다. 잠시 잠잠해지는 듯하던 야권 단일화 신경전이 또다시 불거지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1야당의 ‘입당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웠고 그것이 단일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며 ‘오픈 경선 플랫폼’을 제안했다. 대상을 무소속을 포함한 야권 후보 전체로 하고, 승복을 위한 대국민 서약을 하는 방식이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조만간 실무 대표를 인선하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갑작스러운 개방형 경선 제안은 야권 단일화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경선은 주목을 받고 있다.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 안 대표가 소외될 수 있다. 안 대표로선 다자구도가 더 유리하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이 최종 후보를 뽑아 안 대표와 ‘일대일’ 단일화 조사를 한다면 안 대표는 정당 지지세에서 밀릴 수 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 참여해 국민의힘 여러 후보를 동시에 상대해야 단일화 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

열쇠를 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후보를 확정한 다음에 그때 단일화를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 신경전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안철수가 급해졌다. 그럴수록 우리는 우리대로 그냥 가면 된다”고 했다.

다만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당내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밝히는 등 국민의힘 내 이견도 표출되고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