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제팀 모토는 'Act Big'.. "빚 걱정 안한다 크게 움직이겠다"

김신영 기자 2021. 1. 1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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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이든 취임식]
美경제 이끌 '팀 바이든' 정책은
재닛 옐런 美 재무장관 지명자 상원 청문회 출석
"경기 부양 효과가 비용보다 크다"

“크게 움직이는(act big) 정부가 되겠다.”

19일 상원 청문회에 화상으로 출석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 /EPA 연합뉴스

20일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조 바이든 정부의 첫 재무장관 재닛 옐런의 ‘1호 입장문’에 담긴 내용이다. 최초 여성 연방준비제도 의장(2014~2018년)에 이어 첫 여성 재무장관에 오르는 그는 19일 상원 인사청문회에 (화상으로) 출석해 “돈 푸는 정부”를 약속했다. 코로나 경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정부의 힘을 아낌없이 동원하겠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옐런의 발언은 바이든 정부가 막대한 부채에 대한 우려는 일단 접어두고 경기 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1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장과 소비자금융보호국장이 지명됨으로써 바이든의 경제팀이 거의 완성됐다. 이날 바이든은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장을 증권거래위원장, 로히트 초프라 전 연방거래위원을 소비자금융보호국장으로 지명했다. 사의를 밝힌 연방거래위원장을 제외하면 자리가 모두 채워진 셈이다.

바이든 경제팀은 그 어느 정부보다도 골치 아픈 여건 가운데 임기를 시작한다. 코로나로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가 확실시되고 있고 고용·소비시장이 식으며 기업과 금융도 위태롭게 버티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역대 최고치로 오른 증시에 대한 ‘거품’ 우려도 커진다. ‘팀 바이든’은 우선 ‘총탄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표명하며 출발선에 섰다.

◇옐런 “부채 걱정보단 부양이 먼저”

미국의 진보당인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큰 정부’를 지향한다. 세금을 많이 걷고 정부가 그만큼 돈도 많이 쓴다. 바이든 역시 지난주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코로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고, 조만간 수조 달러에 달하는 추가 부양책도 내놓을 전망이다. 코로나 충격에 빠진 경제엔 일단 호재다.

문제는 이 돈을 어디서 구해 오느냐는 것인데, 옐런은 상원 청문회 모두 발언을 통해 일단 그 걱정을 접어두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표명했다. 그는 “대통령 당선인과 내가 국가의 부채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금리가 사상 최저로 내려간 지금의 상황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부양의 효과가 비용(국채 이자 부담 등)을 훨씬 앞지르리라고 나는 믿는다”고 말했다.

이런 옐런의 등장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며 코로나 충격 방어를 위해 역대급 돈 풀기를 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재무부의 공조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와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한 ‘협공’에 나서리라는 예상이 많다.

바이든이 증권거래위원장으로 지목한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장. /AP 연합뉴스

◇빅테크·금융 등은 규제 강화 예고

바이드노믹스(바이든의 경제 정책)의 다른 축은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과 금융권에 대한 규제가 될 수 있다. 바이든은 대선 유세 때부터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대폭 낮춘 법인세를 다시 올리겠다고 천명해 왔다. 실제로 바이든 경제팀에는 정부가 ‘보이는 손’으로 기업 활동을 통제해야 한다는 기조를 드러내는 인사가 많다.

18일 증권거래위원장과 소비자금융보호국장에 각각 지명된 겐슬러와 초프라가 ‘강한 규제'를 예고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FT는 “겐슬러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금융 위기의 후유증을 수습하는 재무부 금융담당 국장 등으로 일하며 고삐 풀린 금융과 파생상품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목격했고, 그래서 통제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겐슬러는 상품선물거래위원장으로 일한 후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 등을 연구해 왔다. 지난해 발표한 논문엔 ‘신기술엔 이에 걸맞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때문에 최근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가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수습책의 하나로 2011년 세워진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을 이끌 초프라는 금융회사 및 ‘공룡’ IT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으로 일하며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주도한 전력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초프라는 FTC 위원 시절 ‘더 과감한 규제 집행'을 반복적으로 주장했다. CFPB에선 트럼프가 대폭 완화했던, 월가(街)에 대한 규제의 고삐를 다시 조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왼쪽) 42세에 국가경제위원장에 오를 블랙록 지속가능투자 최고 책임자 출신 브라이언 디스.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출신이 3명

바이든 경제팀의 또 다른 특징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출신이 요직에 대거 포진했다는 점이다. 최연소(42세) 국가경제위원장에 오를 브라이언 디스가 블랙록 지속가능투자 최고 책임자 출신이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자문인 마이크 파일, 재무부 차관에 지명된 월리 아데예모 또한 블랙록에서 일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지난해 초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나쁜 기업엔 투자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글로벌 투자 업계에 ESG 붐을 불러온 ‘큰손’이다. 친환경 등 바이든이 내세워온 정책과 블랙록의 철학이 잘 맞아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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