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하다 분실" 술접대 의혹 검사들 수상한 휴대폰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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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술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들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모두 교체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1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에게 술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 4명 가운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사 출신 변호사 ㄱ씨와 라임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ㄴ씨는 지난해 10월17일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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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앞두고 증거인멸 의심
‘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술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들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휴대전화를 모두 교체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스스로 증거를 없앤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 자기부죄금지 원칙에 따라 형사처벌할 수는 없지만, 전·현직 검사들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나란히 증거인멸에 나선 모양새라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19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검사 술접대 관련 첫 공판은 3월11일로 연기됐다.
1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에게 술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 4명 가운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사 출신 변호사 ㄱ씨와 라임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 ㄴ씨는 지난해 10월17일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이들의 술접대 관련 의혹을 제기한 다음날이었다. 변호사 ㄱ씨는 검찰 조사에서 “양재천을 걷던 중 많은 연락을 받았고 부부싸움 등으로 다투다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진술했다. 검사 ㄴ씨는 ‘휴대전화가 떨어진 뒤 깨져서 바꿨고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마트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술자리에 있었지만 1인당 접대 금액이 100만원이 넘지 않아 기소되지 않았던 현직 검사 ㄷ씨와 ㄹ씨도 각각 10월24일과 25일에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ㄷ씨는 “박람회장에 갔다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려 임대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고, ㄹ씨는 “압수수색을 당하면 보안 문제가 염려돼 교체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이 휴대전화를 교체한 시점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기 2~12일 전에 이뤄졌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를 피하려는 의도로 휴대전화를 없앴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이들 사이에 오고 간 문자 내역 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 전 회장의 술접대 사실이 확인됐다’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도 이들을 상대로 증거인멸 의도를 추궁했다. 검찰은 변호사 ㄱ씨에게 ‘오랜 기간 검사로 근무해 결백하다면 휴대전화를 제출해 결백을 증명하는 것이 가장 쉬운 것을 누구보다 잘 알 텐데 왜 그러지 않았나’라고 추궁했다. ‘부부싸움 등을 하다 휴대전화를 분실했다’는 주장이 일반인의 상식에 부합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검사 ㄹ씨에겐 “압수수색이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증거인멸을 위해 휴대폰을 폐기한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수사팀은 이들이 휴대전화를 교체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들도 수사받는 상황에선 일반 피의자와 동일하게 방어권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전·현직 검사로서 직업적 소명의식이 조금 결여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죄에 대한 증거인멸은 처벌하지 않지만, 접대 의혹과 관련해 떳떳했다면 휴대전화가 오히려 김 전 회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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