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노는 AR게임은 울고, 소셜미디어 게임은 웃었다

오로라 기자 2021. 1. 2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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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만든 '게임 부익부 빈익빈'

지난 5일(현지 시각)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로 유명한 미국 모장은 “마인크래프트의 AR(증강 현실) 게임 ‘마인크래프트 어스’ 서비스를 6월 말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 게임은 모장이 2019년 마인크래프트 출시 10주년을 맞아 공개한 야심작이다. 가상 세계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를 마치 현실에서 체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이 게임을 실행하고 밖으로 나가면 스마트폰 화면에는 현실 세계 위에 게임에 사용되는 벽돌·나무 토막 등이 덧씌워져 보이고, 집 앞을 활보하는 몬스터를 사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확산으로 거리 두기가 실행되자 외출이 필수 조건인 이 게임은 이용자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위) 게임 개발사 모장이 지난 2019년 공개한 AR(증강현실) 게임 '마인크래프트 어스'의 모습. 아래는 지난해 11월 닌텐도의 콘솔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선거용 의상을 입은 캐릭터가 조 바이든 선거 캠프의 섬에 방문한 모습. /모장·장형태 기자

지난해 코로나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게임 업계는 전반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반면 마인크래프트 어스 같은 모바일 AR 게임들은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가 만들어낸 게임 업계의 ‘부익부 빈인빅’이다.

캐나다 게임사 루디아가 쥬라기 월드 캐릭터를 활용해 개발한 AR 게임 ‘쥬라기 월드 : 얼라이브’도 지난해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었다. 이 게임은 2018년 출시 후 9개월 동안 4000만달러(약 44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인기 게임 자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1100만달러(약 121억원)로 급감했다. ‘포켓몬고’로 유명한 미국 나이언틱이 출시한 AR 게임 ‘해리포터 마법사 연합’은 2019년 6월 출시 첫달 1200만달러(약 14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600만달러(약 66억원)로 수직 하락했다. 기존 팬들이 많았던 포켓몬고는 코로나 중에서도 선방했지만, 예정돼 있던 대형 이벤트를 줄줄이 취소해야 했다. 지난달 19일(현지 시각) 나이언틱 관계자는 미국 더버지 인터뷰에서 “걸어다니는 것은 포켓몬고의 기본”이라며 “지금의 코로나 상황은 우리에게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소셜미디어 기능을 살린 게임들은 코로나 덕을 톡톡히 봤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다. 여유롭게 자신의 섬을 꾸미는 이 게임은 주인공이 입는 옷과 모자, 섬에 꽂는 깃발 등의 디자인을 이용자가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동물의 숲은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정당이 선거 유세를 펼치는 장으로 활발하게 사용됐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와 바이든 양 진영 모두 동물의 숲에서 지지 문구가 쓰여진 티셔츠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온라인 유세’를 펼쳤다. 이 덕분에 닌텐도 매출은 지난해 3분기 4114억엔(약 4조450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1.3%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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