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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화문광장, 시민 생활공간 탈바꿈해야

박연직 입력 2021. 01. 2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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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대한 이해는 세대마다 다를 것 같다.

이러한 관행이 정착되다 보니 시민들은 광화문광장은 정치적 도구 공간으로서 인식하면서 다수의 말없는 시민들은 광장의 쓰임새에 관해서 논의할 의지가 부재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참여자를 고려할 때, 이제는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를 이행하여 시민들의 일상성을 담는 대표적인 생활공간이자 대표적인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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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대한 이해는 세대마다 다를 것 같다. 과거 여의도광장을 경험한 세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경험한 세대, 촛불집회를 경험한 세대 등 세대마다 광장의 쓰임새가 다르다고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광장은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충분한 경험을 하지 못했고 전통문화적 관점에서 봐도 익숙하지 않은 장소이다. 대부분 시민들은 광장이 정치적 행위나 집회의 공간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보다 일찍 광장문화를 가지고 있는 유럽 사회에서 광장은 집회 장소보다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공간이다. 일부 유럽역사에 있어서 광장이 집회나 정치적 행위의 장소로서 활용되기도 하였지만, 대부분 시민들의 생활문화 속에는 즐겨 찾고 먹고 마시면서 휴식과 문화, 여유와 지역 삶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이다.
홍경구 단국대 교수·건축학
그러나 아쉽게도 광화문광장은 경복궁과 마주한 지정학적 입지에도 불구하고 집회나 시위의 정치적인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광화문광장은 아쉽게도 10차선 이상의 도로로 둘러싸여 도시의 섬처럼 되어있어 시민들은 광장에 접근하기도 어렵고, 접근하다고 한들 소음과 매연으로 쾌적한 장소가 되기도 어려웠다. 여름이면, 수목이나 그늘이 부족해서 활용성이 떨어지고 겨울 역시 행사적 목적이 아니면, 유럽의 광장처럼 먹고 마시면서 문화와 휴식을 취하기가 어렵다.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조차도 차량의 소음과 매연, 머물 수 있는 공간 부재, 편의시설 및 문화적 활동 부족 등으로 평균 30분도 머무를 수 없는 장소가 되었다. 서울 어느 지역보다도 멋진 입지를 하고 있지만, 시민들에게는 가장 친숙하지 않은 공간이 되었다.

한편 광화문광장은 특정 목적으로 정치적 집회와 시위를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다. 상징적인 입지에서 차량을 막고 시위나 집회를 할 때, 가장 쉽게 홍보할 수 있어서 집회나 시위의 공간으로 전락되었다. 이러한 관행이 정착되다 보니 시민들은 광화문광장은 정치적 도구 공간으로서 인식하면서 다수의 말없는 시민들은 광장의 쓰임새에 관해서 논의할 의지가 부재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이에 서울시와 전문가, 학계, 연구원, 시민단체와 시민대표들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논의를 2016부터 시작하였는데, 전체적인 도심의 계획 방향 속에서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 논의는 다양한 분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집회 등과 같은 비일상적인 장소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일상적인 장소로 재구조화하려는 노력을 4년 동안 하였고 국제적인 현상공모도 진행하였다. 이와 함께 2만여명 시민 의견 청취, 300여회의 논의, 설문조사 등을 통해 광화문 최종 계획안은 작년 9월 발표하였지만, 시민단체들은 더 많은 시간과 공론화를 요구하였다. 이를 반영하여 60여 차례의 추가적인 회의와 1만2000여 명의 시민들과 소통하였을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과도 30여 차례 소통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다시 일부 시민단체는 또 다른 사유로 반대를 하고 있다.

5년간의 노력을 통해서 전문가와 시민단체, 시민, 행정이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이뤄온 광화문광장 계획을 다시 정치적 도구 공간으로 해석하여 정쟁의 공간이 되고 있다.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참여자를 고려할 때, 이제는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를 이행하여 시민들의 일상성을 담는 대표적인 생활공간이자 대표적인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홍경구 단국대 교수·건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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