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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푸틴의 뇌물궁전

주춘렬 입력 2021. 01. 2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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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90년대 말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에서 쫓겨났는데 집이 불타는 불운까지 겹쳤다.

당시 푸틴은 지갑을 찾으러 목숨을 걸고 불길 속에 뛰어들었다.

푸틴의 청렴한 이미지가 부각됐고,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그를 후계자로 낙점했다.

지난해 말에는 푸틴의 둘째 사위가 결혼할 당시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의 4000억원대 주식을 단돈 11만원에 취득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애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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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90년대 말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에서 쫓겨났는데 집이 불타는 불운까지 겹쳤다. 당시 푸틴은 지갑을 찾으러 목숨을 걸고 불길 속에 뛰어들었다. 지갑에는 5000달러(약 550만원)가 들어있었다. 공기업 민영화로 벼락부자가 속속 등장하고 부패가 판을 치던 시기였다. 푸틴의 청렴한 이미지가 부각됐고,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그를 후계자로 낙점했다.

푸틴은 2000년 대통령에 오른 이후 사실상 20년 넘게 통치하면서 부패와 부정축재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원래 푸틴의 사치스러운 생활은 정평이 나 있다. 그는 1100만달러를 들여 객실을 화려하게 치장한 비행기 5대를 포함해 58종의 항공기를 갖고 있으며 4척의 고가 요트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푸틴의 둘째 사위가 결혼할 당시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의 4000억원대 주식을 단돈 11만원에 취득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애교에 가깝다.

푸틴의 재산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2007년부터 수년간 조사한 결과 그의 자산은 400억달러에 육박했다고 한다.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조직범죄·부패보고 프로젝트’는 푸틴 최측근들의 자산이 24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푸틴이 세계 최고 부호라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빌 브라우더 전 허미티지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미 상원에 출석해 푸틴의 재산이 2000억달러(약 212조8400억원)를 넘는다고 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850억달러)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900억달러)의 자산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푸틴의 오랜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측은 최근 흑해 연안에 있는 호화저택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띄우고 “푸틴을 위한 궁전이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뇌물”이라고 했다. 모나코 국토의 39배에 달하는 부지에 세워진 이 저택의 가치는 11억유로(약 1조4700억원)에 이른다. 푸틴이 사용할 수 있는 궁전과 별장은 크레믈궁 외에 20채가 있는데 그중 하나일 것이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있지만 천문학적 뇌물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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